"빠지면 자력 탈출 불가능"…해경, 테트라포드 추락사고 구조 시연

동해해경청, 동해 대진항서 고립·해상추락 상황 재현
2021년 이후 강원·경북서 사고 106건…14명 숨져

8일 오전 강원 동해시 대진항에서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구조대원들이 테트라포드 사고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현장 시연을 펼치고 있다.(동해해경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8/뉴스1

(동해=뉴스1) 윤왕근 기자 = 가을 행락철을 맞아 동해안을 찾는 낚시객과 관광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해양경찰이 방파제 테트라포드 추락·고립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현장 시연에 나섰다.

8일 오전 강원 동해시 대진항 방파제. 파란 바다를 등진 거대한 테트라포드 위에 구조용 삼각 지지대가 세워지고 구조대원들이 로프를 연결했다. 테트라포드 사이에 사람이 고립된 상황이 연출되자 안전장비를 갖춘 대원들이 좁고 불규칙한 틈 사이로 접근했다.

구조대원들은 고립자를 들것에 고정한 뒤 로프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위로 끌어올렸다.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한번 발을 헛디뎌 틈으로 떨어지면 혼자 빠져나오기 어려운 테트라포드의 구조적 위험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대진항에서 테트라포드 고립·해상추락 사고와 인명구조 과정을 시연했다.

테트라포드는 파도의 힘을 줄이고 항만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구조물이다. 표면이 둥글고 경사진 데다 바닷물과 해조류 등으로 미끄러워 작은 부주의에도 균형을 잃을 수 있다.

특히 구조물 사이 틈은 깊고 불규칙해 추락하면 몸이 끼거나 크게 다칠 수 있다. 자력으로 빠져나오기 어렵고 파도 소리 때문에 구조 요청이 외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발견과 구조가 늦어질 위험도 크다.

이날 현장에서는 테트라포드 사이에 고립됐을 때 구조 요청 소리가 외부에 어느 정도 전달되는지를 확인하는 시연도 진행됐다.

마네킹을 활용해 추락 충격에 따른 손상 부위를 살펴본 데 이어 고립자와 해상 추락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구조대원들이 로프와 들것 등 전문장비로 구조하는 과정도 재현했다.

사진 촬영이나 낚시를 위해 별다른 장비 없이 오르는 일반인과 달리 이날 구조대원들은 안전모와 안전벨트, 로프 등 전문장비를 갖춘 상태였음에도, 테트라포드 위에서 요구조자를 구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고 체험단도 안전모와 구명조끼, 안전벨트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구조대원의 통제 아래 테트라포드 고립과 해상 추락 상황을 직접 체험했다.

이종욱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 직무대리가 8일 오전 강원 동해시 대진항에서 진행된 테트라포드 구조 시연에서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동해해경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8/뉴스1

실제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동해해경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9월 3일까지 강원·경북에서 발생한 테트라포드 사고는 모두 106건으로 이 가운데 14명이 숨졌다.

강원에서는 67건의 사고로 10명이 사망했고 경북에서는 39건이 발생해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경은 테트라포드 사고를 목격하더라도 무리하게 직접 구조에 나서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구조자까지 위험에 빠지는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안전을 확보한 뒤 사고 위치와 인원, 상태 등을 파악해 해경 등 구조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이종욱 동해해경청장 직무대리는 "테트라포드는 사람이 안전하게 걷거나 낚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다"며 "낚시나 사진 촬영을 위해 테트라포드에 올라가는 행동을 하지 말고 특히 출입통제구역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을철에는 갑작스러운 강풍과 높은 파도, 너울성 파도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바다를 찾기 전 기상과 해상 상태를 확인하고 허용된 장소에서도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동해해경청은 가을 행락철 방파제와 갯바위 등 사고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과 안전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