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묵은 군사규제 풀렸다…속초 장사·영랑권 개발 '숨통'
통신시설 주변 규제 반경 2㎞에서 500m로 축소
공동주택·도시재생 등 개발 여건 개선…22일 효력 발생
- 윤왕근 기자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군 통신시설로 인해 35년간 건축물 신·증축에 제약을 받아온 강원 속초시 북부권의 군사시설 규제가 대폭 풀렸다.
장기간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어온 주민들의 불편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됐던 장사·영랑지역의 주거 정비와 관광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1일 국방부와 속초시에 따르면 국방부는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 군 통신시설 주변의 제한보호구역 범위를 기존 반경 2㎞에서 500m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속초시 장사동·영랑동·동명동·금호동 일대 제한보호구역 188만7025㎡가 해제된다. 관련 내용은 22일 관보에 고시된 뒤 효력이 발생한다.
특히 장사동과 영랑동 주민 생활권 대부분이 보호구역에서 빠지면서 해당 지역에 적용되던 건축물 고도 제한도 사실상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장사·영랑지역은 1991년 군용전기통신 관련 규제가 강화된 이후 약 35년 동안 군 통신시설 주변 제한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었다.
통신시설을 중심으로 반경 2㎞ 이내에서는 시설물을 바라보는 각도인 앙각 2도를 초과하는 건축물의 신축과 증축 등이 제한됐다. 건축행위를 추진하려면 군부대와 협의해야 해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와 각종 개발사업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랐다.
이 때문에 공동주택 건립을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조양동 등 남부권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속초 내부의 남북 간 개발 격차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인구 감소세도 북부권에서 두드러졌다. 최근 10년간 속초시 전체 주민등록인구가 약 4% 감소한 데 비해 장사·영랑지역 인구는 약 20% 줄었다.
이번 해제는 단순한 건축 규제 완화를 넘어 침체한 속초 북부권의 도시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보호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에서는 노후 주거지 정비와 공동주택 건립, 도로와 생활SOC 등 기반시설 확충을 보다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개별 사업 과정에서 필요했던 군부대 협의 부담도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속초시는 1조 원 규모의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사업과 육아복합지원센터 신축, 영랑동 1지역인 장사 새마을 도시재생사업 등 기존 북부권 사업과도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5월 강원특별자치도로부터 관광단지 지정 승인을 받아 현재 조성계획 수립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군사규제가 해소되면서 관광시설 배치와 주변 정주 기반 확충 등 사업 추진 여건도 한층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속초시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군사규제 개선을 지역 핵심 현안으로 정하고 강원도와 국방부, 국민권익위원회, 주민대표 등과 협의를 이어왔다.
주민간담회와 국민권익위원회 현장간담회, 접경지역 상생발전협의회 등을 통해 주민 피해와 북부권 개발 제약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했다. 지역구인 이양수 국회의원도 국방부 등 관계 부처에 규제 개선을 건의하고 기관 간 협의를 조율해 왔다.
당초 법령 개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국방부가 통신시설 주변 제한보호구역의 범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마련하면서 비교적 신속한 규제 해제가 가능해졌다.
이번 속초지역 해제는 국방부가 전국 10개 지역에서 추진한 군사시설보호구역·비행안전구역 조정의 하나다.
국방부는 속초와 고성, 경기 평택·고양, 서울 용산 등에서 제한보호구역 862만7856㎡를 해제했다. 이 가운데 고성·속초지역 해제 면적은 총 639만㎡로 이번 조정 대상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이번 군사규제 해소는 35년간 지역 발전을 가로막아 온 불합리한 규제를 걷어낸 역사적인 성과"라며 "주민들과 함께 문제를 제기하고 관계기관을 지속해서 설득해 이뤄낸 값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장사·영랑지역이 속초 발전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도시개발과 정주 여건 개선에 힘쓰겠다"며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후속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제 지역의 지형도면과 세부 지번은 속초시와 관할 군부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별 필지의 군사시설보호구역 적용 여부는 국토교통부 인터넷 토지정보서비스 '토지이음'에서도 열람할 수 있다.
wgjh654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