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2명 학대 유기한 20대 부부 집행유예…살인혐의 무죄, 왜?
- 박하림 기자

(원주=뉴스1) 박하림 기자 = 자신들이 낳은 둘째와 셋째 아기를 학대하고 방임해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부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형사부는 13일 아동학대와 유기·방임 등으로 구속된 20대 A씨 부부에 대해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의 살인 및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의 혐의 대해서 “둘째 아이의 울음소리에 짜증이 나서 아기의 얼굴까지 이불을 덮었을 가능성 자체는 있으나 평소 매우 아꼈던 점, 곧바로 이불을 걷어줄 생각이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잠이 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 둘째 아기 사망 후 크게 슬퍼하면서 자살을 시도한 점 등에 비춰 A씨에게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또 셋째 아이의 사망에 대해선 “A씨가 셋째 아이의 울음을 멈추게 하기 위해 다소 부적절한 물리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물리력을 행사한 이후에 셋째 아이가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 등에 비춰 A씨가 셋째 아이의 목젖 윗부분을 20초간 힘껏 눌렀다거나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셋째 아이가 사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B씨의 혐의에 대해선 “B씨는 A씨가 셋째 아이에게 행사한 물리력의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한 점과 물리력을 행사한 이후에 셋째 아이가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 등에 비춰보면, B씨는 셋째 아이의 사망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수 없고 유기의 고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텔과 원룸 생활을 전전하면서 아이들을 전혀 돌보지 않았던 A씨 부부는 2015년 첫째 아들을 낳았다. 이듬해인 2016년 둘째 딸을 출산했으나 부모의 방임 속에 사망했다.
둘째 딸 사망 이후 2년 뒤인 2018년 늦여름, A씨 부부는 셋째 아들을 출산했으나 셋째 또한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셋째 아들은 출생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A씨 부부는 둘째 아기에 대한 출생 신고는 했지만 사망 사실을 숨겨 한 달에 40만원 가량 나오는 아동·양육수당을 수년간 계속 챙겨왔다.
A씨 부부는 경찰에서 “집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보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부부가 자녀 2명을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은 경찰청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실시한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첫째 아들에 대한 아동학대 수사를 의뢰받아 수사하던 중 둘째와 셋째 아이에 대한 범죄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부부가 ‘둘째는 친척 집에 가 있다’는 등 얼버무리자 추궁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결국 A씨의 친인척 묘지 인근에 매장된 숨진 영아 2명의 시신을 찾아냈다. 매장된 영아 2명의 시신을 찾아냈지만 이미 백골 상태였다.
rimro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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