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부른 강릉·평창 숙박요금…이러면 당일치기 여행?
KTX 개통땐 서울~강릉 80여분 "숙박비 비싼데 굳이"
경기장 입장료도 만만찮아 하루 방문 계획 세우기도
- 권혜민 기자
(평창=뉴스1) 권혜민 기자 =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의 일부 숙박업소들의 올림픽 기간 객실요금을 과다하게 부풀리면서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하는 내국인 관람객들이 늘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강선(원주~강릉 철도)은 다음달 22일 개통한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최소 80여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경강선 KTX는 주중 18회, 주말 26회 운행될 예정인 가운데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는 114분, 청량리역에서 강릉까지는 86분이 소요된다.
KTX 운임은 인천공항~강릉 구간이 4만700원, 서울~강릉이 2만7600원, 청량리~강릉이 2만6000원으로 책정됐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방문객 수용을 위해 내년 1월26일부터 3월22일까지는 별도의 KTX 열차운행 계획이 추진된다. 내년 2월 한 달간은 서울(청량리·서울·상봉역)과 인천공항을 기점으로 하는 열차가 하루 51회 운영되며 상황에 따라 임시열차가 추가 편성될 방침이다.
경강선 개통과 이에 따른 영동고속도로 정체 완화 등 대회 개최지까지의 접근성은 대폭 개선될 전망이지만 동계올림픽 호재를 노리는 일부 숙박업소들이 객실요금을 적게는 2배, 많게는 5~6배까지 부풀리면서 숙박을 포기하고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내국인들도 늘고 있다.
직장인 A씨(27·여·서울시)는 “며칠 간 강릉에 머물며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려고 했는데 경기장에서 가까운 숙소는 거의 20만원 이상이다. 방이 있더라도 10일 이상 머물 외국인 관광객만 받는다고 하더라”며 “차라리 KTX나 버스로 오가며 경기를 보고 숙소 구할 돈으로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겠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경기관람을 계획한 B씨(41·경기 남양주시)는 "가족들과 원래 평창, 강릉을 오가며 일주일 머무르려고 했는데 객실료 부담이 돼 3일로 줄일까 한다. 경기장에서 조금 멀더라도 저렴하고 깨끗한 곳을 찾고 있다"고 토로했다.
연초 숙박요금이 과열된 양상을 띠다가 업계의 자정으로 평창, 강릉 등 대회 개최지 일반 모텔 예약가는 평균 30만원을 웃돌았다. 주말 겨울 성수기 기준 7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나마 이달 평균 15만~20만원대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업소에서는 바가지요금을 매기기 일쑤다.
29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평창군 숙박업소 574개소 중 78개소(14%), 강릉시 숙박업소 921개소 중 102개소(11%)만 올림픽 기간 예약이 완료된 상황으로, 숙박요금 과열분위기로 정작 올림픽 기간에는 공실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업계 내 우려도 팽배하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군 대관령면의 펜션 업주는 “4인 가족이 머물려면 50만~60만원을 내야 한다. 그런데 외국인 방문객들이 숙소를 통째로 예약할 가능성이 있어 지금은 예약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업소의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겨울 성수기 객실가격은 25만원(4인 기준)에 불과했다.
빙상경기가 열리는 강릉시 경포대 인근의 한 펜션 업주는 “동계올림픽 기간 4인실 기준 숙박요금은 28만원이다. 어떤 곳은 1박에 70만원을 받는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한 업주는 “아무래도 많은 외국인들이 찾는 동계올림픽인 만큼 외국인들을 상대로 하는 한철 장사라고 생각해 객실 가격을 2~3배 올려 받는 추세인 것 같다. 외국인 관람객들이 차고 넘치면 다행이지만 경기장에서 (거리가) 좀 떨어져 있는 업소들은 공실이 될까 우려가 많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내국인 방문객들의 당일치기 관람에는 다소 비싼 경기 입장권 가격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입장권 예약 사이트에 따르면 인기종목인 피겨스케이팅이나 쇼트트랙 입장권은 60만원, 아이스하키 입장권은 최고 90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가 올림픽 기간 강릉에 가서 C석에 앉아 아이스하키 남자 결승전을 관람하고 1박2일간 머물려면 최소 100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강릉으로 향하는 경강선 첫차(청량리발)는 오전 5시10분,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는 막차는 오전 1시로 계획돼 있어 당일 관람도 충분한 상황이 된다.
강원도는 개최도시와 배후도시의 숙소 공실을 최소화하는 한편, 객실가격 안정화를 위해 신고센터 운영, 올림픽 개최도시 가격안정반 운영 강화 등 특별지도·점검을 실시하고 바가지 업소에 대해서는 도에서 지원하는 모든 사업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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