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천호성 교육감 공약 예산 '싹둑'…천 발언 갈등 여파

한정수 의원 "기금 683억 추경·본예산 편성 불가"
사업비 717억 원 중 450억 원 '문제 예산' 지적

(전주=뉴스1) 김동규 기자 = 전북도의회와 전북도교육청의 갈등이 제2회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표출되고 있다.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전용태)가 전북도교육청의 추경안을 심사하면서 대규모 삭감을 예고했다.

특히 교육위원회는 천호성 교육감의 공약 사업을 중심으로 칼을 빼 들고 있어 이들의 갈등은 봉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4일부터 교육위원회의 심사를 받는 도교육청의 제2회 추경예산안은 총 1400억 원 규모다. 이 중 기금은 683억 원, 사업비는 717억 원 등이다.

전북도의회와 도교육청의 갈등은 천호성 교육감의 발언으로부터 비롯됐다.

천 교육감은 26일 기자들과 가진 차담회에서 "인수위원회 분석 결과 지난 4년간 도의원들과 관련된 사업 규모가 약 1600억 원에 달한다. 인수위에서 130개 사업을 재검토해 10개 정도를 문제가 있는 사업으로 판단했고, 사업 적정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예산과 관련한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기는 하지만 전북도의회는 "도의회를 범죄 집단으로 몰았다"면서 강한 유감을 표했다.

지난 28일에는 긴급성명을 통해 "천 교육감의 이번 발언은 대외기관인 도의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한 중대 도발이며, 지난 4년간 도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헌신해 온 정당한 의정활동을 통째로 모독한 처사다"고 비판했다. 이후 전북교육청이 해명에 나섰지만, 전북도의회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만 한 상황이다.

먼저 기금 683억 원은 이번 추경뿐만 아니라 내년 본예산에서도 의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조짐이다.

교육위 심사에서 한정수 의원은 "이번 추경 예산안 1400억 원 중 기금이 683억 원에 이른다. 이는 일을 하기 위한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절대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한정수 의원은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업비 717억 원도 절반이 넘게 문제 예산으로 지적돼 상당수 삭감이 예고된다. 지난 4일과 7일, 교육위의 교육국과 정책국 예산안 심사에서 300억 원가량이 문제 예산으로 지적됐다.

8일 행정국 심사까지 마치면 약 450억 원이 문제 예산으로 지적될 전망이다. 문제 예산으로 지적되면 9일 계수 조정에서 삭감 여부가 결정된다.

계수 조정에서 삭감되면 이후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되살려야 하는데 쉽지 않은 길이다.

교육위에서 삭감된 예산은 문제 예산으로 지적한 의원의 동의를 얻어야 통과할 수 있다.

여기에 교육위 소속인 한정수 의원이 예결위 망치까지 들고 있어 삭감된 예산을 되살리기는 어렵다.

전용태 교육위원장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예산은 삭감하지 않겠다"며 "의회와 도교육청이 협치한다면 재미있게 의정 활동을 할 수 있을 텐데 교육청이 너무 각을 세우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kdg206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