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앞두고 있다"…음주 측정 거부 공무원, 2심도 벌금 1500만원
재판부 "미란다 원칙 고지 적법, 음주 의심 정황 충분" 항소 기각
- 강교현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법정에 선 남원시 공무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3-3형사부(정세진 부장판사)는 27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45·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 씨는 지난 2024년 5월 31일 오전 2시10분께 광주대구고속도로 하행선 38㎞ 지점 갓길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찰은 '갓길에 정차한 승용차에서 운전자가 자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A 씨 승용차는 타이어 하나가 완전히 터진 상태로 갓길에 주차돼 있었다.
경찰은 술 냄새가 심하게 나고 비틀거리는 A 씨에게 총 5차례에 걸쳐 음주 측정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A 씨는 1시간 넘게 이에 불응,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체포 과정에서 A 씨는 '승진을 앞두고 있다. 눈을 감아주면 사례를 충분히 하겠다'며 경찰관을 회유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A 씨는 "현행범 체포 당시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지 못했다. 또 체포 사실을 가족에게 통지하지 않은 점도 위법 사유"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검사 역시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원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체포 당시 권리고지확인서에 서명했고, 수사 과정에서도 권리고지를 받지 못했다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경찰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을 시인한 뒤 피의자 진술조서를 작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석방된 점에 비춰 체포 사실을 가족에게 통지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차량의 파손 상태, 눈이 충혈되고 비틀거리는 당시 피고인의 모습 등을 종합하면 경찰이 음주를 의심하고 측정을 요구한 정황은 충분해 보인다"면서 "당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새로운 사정이 없는 만큼, 원심이 선고한 형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A 씨는 2024년도 7월 정기인사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인사의 적절성 논란이 커지자, 남원시 인사위원회는 승진을 취소했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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