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군이 배워야 할 전북 지자체들의 '관사' 활용법

전북 지자체들 관사 없애거나 주민들 편의 위해 사용
장수군만 군수 거주하고 혈세 7000만원가량 투입

전북 부안군공무직노동조합 조합원들이 3일 오후 노동조합사무실 개소식을 마친 뒤 마련한 장학금을 권익현 부안군수에게 전달하고 있다.(노동조합 제공) /뉴스1

(장수=뉴스1) 김동규 이정민 기자 = "쉴 수 있는 공간 좀 마련해주면 안 되나요?"

지난해 7월쯤 전북 부안군 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직 근로자와 환경미화원의 이 같은 요구가 빗발쳤다. 이들이 사용하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이 청사에 없기 때문이다.

군수 관사를 근로자들이 쉴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빈 건물로 내버려 두느니 이들에게 휴게시설로 활용하자는 취지였다.

권익현 군수도 흔쾌히 승낙했다고 한다.

비록 임시 휴게실로 만들어졌으나 공무직 직원들은 이를 보답하기 위해 십시일반 사비를 모아 부안군에 장학금 200만원을 전달했다.

부안군 관계자는 "역대 군수들은 자택에서 출·퇴근하며 10여년간 관사를 활용하지 않았다"며 "조만간 이들을 위한 휴게시설을 따로 마련해 제공하고 관사는 주민을 위한 수소에너지체험관으로 전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북 시·군에서 기초단체장이 사용하던 관사를 주민이나 직원 편의를 위한 시설로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진안군은 지역 주민을 위해 기존 1급 관사를 학생과 주민들이 원어민으로부터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영어공원으로 전환했으며, 무주군은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임실군은 최근 1급 관사를 거점형 공공직장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완주군은 청사 부지 내에 있던 관사를 카페로 탈바꿈했다.

장영수 전북 장수군수가 관사로 쓰고 있는 장수의료원 의사 숙소./2019.07.02뉴스1

주민 편의를 위해 1급 관사 활용 방안을 두고 머리를 싸맨 지자체와 달리 장수군의 행정은 극명하게 비교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수군은 장영수 군수 일가 거주 목적으로 군 의료원에서 관리하는 의사 숙소를 개보수하고 살림살이 마련 등으로 7000만원 상당의 혈세를 쏟아부었다.

장 군수가 기존에 거주하던 부인 명의의 숙박업소 건물은 군청에서 도보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에 있다.

취재 결과, 해당 건물은 임대를 내주고 임대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군 조례에 따라 매달 30만원가량의 관리비도 군 예산으로 지원받고 있다.

전북 지역 14개 시·군 중 1급 관사에 거주하는 기초단체장은 장영수 장수군 군수가 유일했다.

현재 장수군을 제외한 13개 시·군은 관사를 매각했거나 지역 주민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ljm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