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배석하는 박찬대…인천 현안 '대정부 협상력' 청신호
중앙지방협력회의 공동부의장 이어 시도지사협의회장에 선출
바이오·물류AI·GTX·매립지 등 국비·규제 현안 추진 동력 기대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박찬대 인천시장이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에 선출되면서 인천시가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를 확보했다.
박 시장은 14일 열린 시도지사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민선 9기 첫 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1년이다.
시도지사협의회장은 전국 광역단체장을 대표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을 정부에 건의하고, 시도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자리다. 그동안에는 지방정부의 공동 입장을 대변하는 협의체 대표라는 명예직 성격이 강했지만, 지난 7월 '국무회의 규정'이 개정되면서 위상이 달라졌다.
새 규정에 따라 협의회장은 국무회의 상시 배석자가 됐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각 부처 장관이 참석해 정부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자리에 정기적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이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과 동일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 정책이나 예산안을 의결할 권한은 없고, 국무회의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국무에 관해 발언할 수 있다.
따라서 박 시장의 협의회장 선출을 곧바로 인천 현안의 국무회의 상정이나 정부 지원으로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협의회장에게 특정 지역의 사업을 직접 결정하거나 예산을 배분할 권한도 없다.
그럼에도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 현장에 상시 배석한다는 의미는 작지 않다. 인천 현안과 관련된 정부 정책의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통령과 총리, 관계 장관에게 지역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접점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협의회장은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도 국무총리와 함께 공동부의장을 맡는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권한·재원 배분, 지방자치와 균형발전 정책 등을 심의하는 법정 회의체다.
박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정부 정책을 가까이서 살피고,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는 전국 지방정부의 공동 의제를 조정하는 두 가지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예산이나 행정상 직접적인 권한보다 정부 정책에 접근하고 의제를 조율하는 영향력이 큰 자리로 평가되는 이유다.
이처럼 협의회장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번 선출을 앞두고 광역단체장들의 관심도 컸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고 허태정 대전시장도 후보로 거론됐다. 박 시장은 일부 시도지사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은 뒤 후보군에 합류해 최종적으로 협의회장에 올랐다.
인천에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중앙정부와의 정책 소통 강화다.
인천은 수도권에 속했다는 이유로 각종 입지·산업 규제를 적용받으면서도 서울과 경기 중심의 수도권 정책에서는 밀린다는 이른바 '이중 소외' 문제를 안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균형발전 전략이 비수도권에 집중될 경우 공항과 항만, 경제자유구역을 보유한 인천의 성장 잠재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시장의 핵심 사인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과 국제물류진흥지역 지정 역시 법률 제정과 수도권 규제 완화, 정부 부처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다.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은 송도 바이오산업을 생산 중심에서 연구·임상·신약 개발로 확장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지만 수도권 대학 설립 규제가 걸림돌이다.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연계한 물류AI 산업 육성도 국가 물류정책과 산업정책에 반영돼야 속도를 낼 수 있다.
협의회장 활동을 통해 이들 사업을 단순한 인천에 국한된 지역 사업이 아니라 국가 바이오 경쟁력과 물류산업 혁신을 위한 과제로 설득한다면 정부 지원과 제도 개선을 끌어낼 가능성도 커진다.
정부 협력이 필요한 인천의 현안은 이뿐만이 아니다.
GTX-B의 적기 개통과 GTX-D Y자·E 노선의 국가계획 반영, 수도권매립지 종료, 인천국제공항 운영체계 개편, 해상풍력과 원도심 재생 등은 여러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박 시장이 협의회장으로서 다른 시도의 동의를 끌어내고 공동 의제로 발전시킨다면 개별 지방정부 차원에서 정부를 설득할 때보다 힘이 실릴 수 있다. 수도권 교통과 폐기물 처리, 공항·항만 정책처럼 시도 간 조정이 필요한 사안에서는 협의회장의 조정 능력도 발휘할 수 있다.
박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대선 캠프 수석대변인을 지내며 구축한 중앙 정치권과의 인적 네트워크도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직전 정식 협의회장도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었다. 정식 회장 기준으로 전·현직 인천시장이 연이어 전국 광역단체장 협의체를 이끌게 되면서 인천이 쌓아온 중앙정부와의 정책 네트워크를 이어갈 여건도 마련됐다.
다만 협의회장은 인천시장이기 전에 전국 지방정부를 대표해야 한다. 인천의 이해만 앞세우기보다 지역 현안을 지방분권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공동 의제로 확장해야 다른 시도의 공감과 정부의 지원을 얻을 수 있다.
결국 박 시장의 협의회장 선출이 인천에 미칠 효과는 직함보다 성과로 평가받게 된다. 국무회의 배석과 중앙지방협력회의 공동부의장이라는 지위를 국비 확보와 규제 개선, 국가계획 반영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인천시는 "박찬대 시장의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 선출로 지역 현안을 비롯해 수도권 현안에 대해 대통령은 물론 각 부처 장관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천시가 대한민국 지방자치 발전의 한 축으로서 지역의 목소리를 국정에 적극 반영하고, 지방정부의 역할과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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