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서해구’ 명칭 변경·제3연륙교 이름 두고 갈등 심화

서해구는 '정체성 훼손'…옹진군의회, 반대 건의안 채택
청라·영종 주민도 다리 명칭 두고 맞서

인천 서구청사/뉴스1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인천 서구가 새 행정지명과 제3연륙교 명칭을 두고 인근 지자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서구는 지난 1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303회 임시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서구 명칭 변경에 대한 의견 청취’를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내년 7월 지금의 서구를 ‘서해구’라는 명칭으로 바꾸기 위한 절차의 일환이다.

서구는 방위식 명칭에서 벗어나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구민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도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서해구’라는 새 명칭을 두고 옹진군과 서해5도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해라는 단어가 서해5도의 역사적·상징적 의미를 지니는데 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영희 인천시의원(국민의힘·옹진군)은 “서해라는 명칭은 옹진군민과 서해5도 주민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담고 있다”며 “서해구가 공식화되면 도서 주민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정체성이 무시당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명칭 변경 과정에서 역사성과 문화적 전통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문”이라며 “옹진군과 사전 협의조차 없었던 점이 아쉽다”고 비판했다.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5일 해당 안건을 채택했으며, 오는 9일 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옹진군의회도 ‘서해구 반대 건의안’을 채택하고 국회와 행정안전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서구는 청라와 영종도를 잇는 제3연륙교 명칭을 두고도 중구 주민들과 대립 중이다.

앞서 인천시 지명위원회는 다리 이름을 ‘청라하늘대교’로 확정했지만, 중구 주민들은 ‘영종하늘대교’를 주장하며 반발했다. 서구는 이에 맞서 ‘청라대교’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서구와 중구 모두 인천시 지명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인천시는 이달 중순 제3차 지명위원회를 열고 명칭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서구 관계자는 “인천시의회와 지명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는 입장이다”며 “최대한 인접 지자체와 소통을 이어가 갈등을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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