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순위 올리려고 책 사재기 작가·출판사 대표 불구속 기소
1631권 부당 구매로 베스트셀러 순위 올려
'광고비 보다 사재기가 효과적'…업계 구조적 문제점 노출
- 박대준 기자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신간 도서를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릴 목적으로 도서를 사재기한 작가와 출판사 대표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정혜승)는 'OO문고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기 위해 전국의 서점을 돌며 신간 도서를 사재기한 유명 에세이 작가 A 씨와 출판사 대표 B 씨를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4년 3월부터 7월 사이 "A 씨의 신간 도서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OO문고를 직접 방문해 1631권을 구입했다"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심의위원회의 고발을 접수했다.
수사 결과 작가 A 씨는 과거 자신의 저서를 출판한 바 있는 B 씨에게 돈을 건네고, B 씨는 전국 각지의 OO문고 매장을 돌며 도서를 반복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B 씨는 같은 매장에서 반복해서 구매해 사재기 정황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점 직원이 교대한 후 재차 구매하거나 고의로 포장을 훼손한 후 파본을 구매한다는 핑계를 대는 등의 치밀함까지 보였다.
B 씨는 A 씨의 신간 도서 출판에는 관여하지 않았지만 돈을 받고 불법 사재기를 적극적으로 도운 셈이다.
이런 사재기로 해당 도서의 전체 판매량 1만1135권 중 14%인 1631권이 부당하게 구매돼, 그 결과 도서의 '분야별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가 3·4위권에서 2·3위권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OO문고의 베스트셀러 선정 절차상 회원 1명이 같은 날 다량의 도서를 구매하더라도 1권으로 집계해 사재기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지만, 비회원이 현장 구매하는 방식의 사재기는 적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비정상적인 사재기로 베스트셀러에 선정되는 것이 광고비 지출보다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초래할 수 있는 출판유통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이 확인된 사건"이라며 "앞으로도 문화산업의 건전한 유통질서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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