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사실 발각 두려워…거주지 옥상에 영아 5일간 유기·방임한 친모
1심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검사 항소했지만 기각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아버지에게 출산 사실을 들킬 것이 두려워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딸을 주거지 건물 옥상에 유기·방임한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5-1형사항소부(부장판사 김행순 정영호 박신영)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 방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앞서 원심은 A 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예방강의 수강, 5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한 바 있다.
이 같은 원심 판결에 검사는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상당히 나쁘고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 다만 원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 존중한다"며 검사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아버지에게 출산 사실이 발각될 것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운 경제 사정 등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피해 아동이 병원치료 후 건강을 회복한 점 등을 고려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에게 11살짜리 아들이 있는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A 씨는 지난 2024년 10월 주거지 4층 건물 옥상에 5일간 B 양을 유기·방임한 혐의를 받는다. A 씨 범행은 이웃 주민이 B 양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앞서 A 씨는 같은 달 딸을 출산했다.
그러나 A 씨는 B 양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친부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데다 이혼 후 일정한 직업이나 소득없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 B 양을 정상적으로 양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A 씨는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에 입양을 문의하며 B 양을 위탁했다가 이내 마음을 바꿔 사흘 만에 딸을 데려왔다.
하지만 B 양을 양육하기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출산 사실을 전혀 모르는 아버지에게 뒤늦게 B 양의 존재가 알려지는 게 두려웠다.
A 씨는 일단 B 양을 거주지 건물 옥상에 두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건물 옥상 안쪽 공간 종이상자에 딸을 놓아둔 채 5일간 주거지에서 왕래하며 딸을 돌봤다.
B 양은 발견 당시 심각한 저체온증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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