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는다는데 왜 우리만"…동탄·기흥·구리 규제에 엇갈린 민심(종합)

거래 위축·대출 부담 우려 공통…동탄은 과열 진정, 기흥은 형평성 불만
구리 '예상된 규제' 속 남양주·별내 등 인접지역 풍선효과 '촉각'

수도권 주요 비규제지역인 화성 동탄신도시 집값이 올해 들어 9% 넘게 급등하면서 아파트 매매계약 해제 건수가 1년 새 21% 늘었다. 거래가 몰리고 집값이 오르자 추가 상승을 기대한 매도자들이 계약 취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24일 경기 화성시 동탄구 일대의 모습. 2026.6.24 ⓒ 뉴스1 김영운 기자

(경기=뉴스1) 최대호 김평석 이윤희 양희문 기자 =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경기도가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추가 지정하면서 주민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집값 급등을 체감한 동탄에서는 "과열 진정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기흥에서는 "왜 우리까지 규제하느냐"는 형평성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구리는 예상했던 규제라는 분위기 속에서도 거래 위축과 인접 지역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7월 1일부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다. 경기도는 7월 5일부터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한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는 대출과 세제, 청약 규제가 강화된다.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0%로 제한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주택을 살 때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매수가 제한돼 갭투자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집값 너무 올랐다"…"실수요까지 막는다" 엇갈린 동탄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을 주도한 동탄에서는 규제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동탄1신도시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집값이 너무 빠르게 올라가 무주택자는 사실상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단기적으로 거래가 줄더라도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동탄2신도시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은 "투기를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까지 대출 규제를 받게 된다"며 "당분간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두 자녀를 키우는 한 주민도 "최근 가격 상승은 부담스러웠지만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까지 거래가 위축되는 것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공인중개업계는 규제 시행 이후 거래량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과열됐던 시장을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청 헬기에서 바라본 경기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 단지. ⓒ 뉴스1
"우리는 그렇게 안 올랐는데"…기흥 주민들 형평성 불만

기흥에서는 규제 자체보다 "왜 기흥이냐"는 불만이 두드러졌다. 동백동과 기흥역세권 주민들은 집값이 크게 올랐다는 것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흥역세권 주민은 "실거래도 많지 않고 가격이 급등했다고 느끼지 못하는데 규제부터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선제적 대응이라면 수도권 전체를 함께 규제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동백동 주민들도 "가격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데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이사를 가려 해도 규제지역 아파트를 선뜻 사려는 사람이 줄어들 것 같다"며 거래 위축을 우려했다.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동탄과 비교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주민은 "동탄 가격이 급등할 때는 그대로 두다가 풍선효과를 이유로 기흥을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규제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주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상했던 규제"…구리는 풍선효과 우려

구리에서는 규제지역 지정이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분위기다. 최근 서울 규제를 피해 유입된 수요가 집중되면서 집값이 크게 오른 만큼 시장에서는 규제 가능성을 예상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역 공인중개업계는 "일부 신축 아파트는 일반분양가 6억 원대에서 최근 12억 원 안팎에 거래될 정도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보면 규제지역 지정은 예상했던 수순"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구리는 비규제지역 프리미엄을 누렸지만, 이제는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가 동시에 적용된다"며 "매매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신 규제를 피해 남양주 다산신도시와 별내 등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거래는 줄지만 집값은 쉽게 안 꺾일 것"

전문가들은 규제 시행 이후 거래량은 감소하겠지만 집값 자체를 끌어내리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동탄과 기흥은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종사자 등 실수요 기반이 탄탄해 가격이 하락하기보다는 상승세가 둔화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일부 수요가 오산이나 남양주 등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규제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지역마다 다소 달랐다. 집값 급등을 체감한 동탄에서는 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고, 기흥에서는 형평성을 둘러싼 불만이, 구리에서는 거래 위축과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컸다. 다만 세 지역 모두 실수요자의 부담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토지거래허가제는 실수요의 거래까지 막는 제도가 아니다. 주택 거래를 어렵게 함으로써 가격 변동폭을 줄이려는 게 목적"이라며 "인위적으로 억누르면 가격이 일시적으로 억눌릴 수는 있으나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