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의인 양명덕 씨 가족 "도움 손길 시민들, 고양시에 감사"
복지부 '의상자' 인정…시민들 십시일반 성금·고양시도 적극 지원
화물차 보험사 S 사는 '보상할 의무 없다' 입장 고수
- 이상휼 기자
(고양=뉴스1) 이상휼 기자
아버지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의상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준 시민·관계기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운전자 없이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던 화물차를 멈추려다가 사고를 당해 중상을 당한 양명덕 씨(68)가 의상자로 인정받았다.
양 씨의 가족은 18일 '뉴스1'에 "아버지의 사고 소식을 접한 시민들을 비롯해 행정복지센터, 고양시청 등 다양한 분들이 위로와 도움을 줬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양 씨는 지난 1월 24일 오전 7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자신이 운영하던 반찬가게로 아내와 함께 출근하던 중 도로 위를 천천히 지나가는 1톤 화물차를 발견했다.
당시 도로에는 광역버스와 시내버스 등 다른 차들이 뒤따르던 상황이었다. 자칫 다중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아내는 "여보, 저 차 운전자 아픈가 봐. 다가가서 깨워봐"라고 말했고, 즉시 차량으로 달려간 양 씨는 운전자가 없는 것을 깨닫고는 차량에 탑승해 멈추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양 씨가 탑승한 순간 차량은 내리막길에서 가속도가 붙었고 순식간에 속도가 붙어 전복됐다.
때마침 양 씨가 핸들을 돌려서인지 차는 전복됐다. 양 씨가 올라타 핸들을 꺾지 않았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졌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중상을 당한 양 씨는 일산백병원에 입원해 척추 수술 3회, 호흡기 수술 1회, 복부 출혈 관련 수술 1회 등을 치렀고 앞으로도 수차례의 수술 일정이 남았다.
의식은 돌아왔으나 이따금 저혈압 쇼크 등의 위중한 순간에 직면하기도 한다.
양 씨 부부가 9년간 운영해온 반찬가게 '양가찬방'은 폐업하게 됐다.
양 씨는 강원 속초에 거주할 때부터 홀몸노인들을 위한 봉사를 지속해 온 따뜻한 성품의 인물이라고 한다.
장구를 배워 노인복지센터에서 공연을 펼치고, 반찬가게를 운영하며 고양 지역의 홀몸노인을 위한 도시락 나눔, 연탄 봉사 등을 꾸준히 펼쳐왔다. 이번 사고도 눈앞에서 목격한 이상 외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가족의 설명이다.
고양시는 양 씨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알려진 후 적극적으로 '의사상자'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당초 고양시는 "입증 자료가 필요하다"며 "이런 사례는 접해본 적이 없다. 양 씨의 행위로 누구를 구했고, 그 차로 인해 양 씨 외 누가 다쳤고, 어떤 재산을 보호했는지 정확한 입증 자료를 갖춰 제출해야 한다. 입증 자료가 없으면 안 된다"고 안내한 바 있다.
보도를 통해 양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처음 양 씨 가족이 고양시에 관련 문의를 했을 때 안내했던 민원부서 직원이 아니라, 복지부서 팀장이 가족에게 연락을 해서 도움을 줬다.
또한 고양시장도 '적극 도움 줄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성사1동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162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해줬다.
자생한방병원(자생의료재단)도 양 씨를 위해 생계비와 의료비에 보태라며 1000만 원을 후원했다.
고양시는 양 씨를 보건복지부에 의사상자로 건의했고, 보건복지부는 '2026년 제1차 의사상자 심사위원회'를 열어 양 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의사상자는 직무 외의 행위로 위기에 처한 타인의 생명 또는 신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 행위를 하다가 사망하거나 다친 사람을 말한다.
고양시와 보건복지부는 "해당 도로는 차와 보행자 통행이 많은 구간으로,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양 씨의 신속한 판단과 용기 있는 행동으로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양 씨에게는 보건복지부의 보상금 1억293만 원이 지급된다. 경기도는 특별위로금 400만 원과 함께 매월 40만 원의 수당 및 명절 위문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타인의 생명을 먼저 생각한 숭고한 희생과 용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의로운 행동이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반면 사고 화물차의 보험사인 S 사는 현재까지 '보상을 해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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