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교육감 "교육의 본질 회복에 집중해야"

[신년 인터뷰] "학교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2026 기본계획 구성"
영어 듣기 평가 폐지 제안·…평가 방식의 전환 필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교육청에서 교육 본질 회복을 위한 미래 대학입시 개혁 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026년 경기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교육의 본질 회복'을 제시했다.

임 교육감은 28일 경기도교육청 기자단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경기도교육청은 교육의 본질을 중심에 두고 학교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도록 2026년 기본계획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임기 목표 달성을 묻는 질문에는 "임기 내 공약 과제 목표 이행률은 92.8%"라고 평가했다.

임기 중 경기 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학교가 다시 교육의 중심이 되고 공교육이 학생의 성장과 학습권을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임 교육감의 일문일답.

- 2026 경기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주력 정책은 무엇인가?

▶2026년 경기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역시 '교육의 본질 회복'이다. 교육의 본질이란 학생에게는 생각하고 협력하며 성장하는 배움을, 교사에게는 수업·평가와 상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학부모에게는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신뢰받는 공교육을 마련하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육의 본질을 중심에 두고 학교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며 미래교육의 지속과 확장을 위해 2026 경기교육 기본계획을 구성했다.

학생의 성장에 초점을 둔 교육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인공지능(AI)·디지털 기반 교수·학습 다양화, 경기공유학교와 경기온라인학교를 확대하려고 한다. 또 공고육 평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하이러닝과 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을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학교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은 통제와 관리가 아닌 학교를 돕는 역할로 재정립하고자 한다. 교육의 공적 책임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학교 안전망 강화, 학생 건강관리 체계 내실화, 교육복지 지원을 강화하겠다.

- 임기 목표는 몇 퍼센트 달성했다고 평가하는가?

▶임기 목표 달성률은 단순한 체감이나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인 공약 이행 평가 결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도교육청이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실시한 공약이행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65개 공약과제 중 28개 과제가 완료됐고, 나머지 37개 과제도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를 종합한 임기 내 공약과제 목표 이행률은 92.8%로 평가됐다. 이는 2024년 하반기 대비 6.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임기 중반 이후에도 정책 추진의 속도와 완성도가 함께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임기 중 경기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임기 중 경기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교육의 본질 회복'을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고 학교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왔다는 점이다. 그동안 경기도교육청은 새로운 제도와 정책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학교가 본래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바꾸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사의 교육 활동을 보호하며, 학교의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기교육의 틀을 재정립한 것이 가장 큰 변화이다.

먼저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해 하이러닝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 환경을 구축하고, AI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했다. 학교의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해 행정 부담을 줄이고, 학교가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혔다. 또 교원의 교육 활동 보호 제도를 개선·확대하고, 학교 내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화해 중재 기능을 강화해 교사가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경기공유학교와 경기온라인학교를 통해 교육 격차 해소와 공교육의 외연 확장을 본격화했다.

- 하이러닝 등 AI 서·논술형 평가 시스템 확대 목표와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하이러닝을 기반으로 한 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 확대 목표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확대·도입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공교육이 학생의 학습 과정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체제를 정착시키고, 교사는 수업·평가와 상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이는 교육의 본질 회복과 공정한 평가 체제 구축이라는 경기교육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이를 위한 목표로는 AI 서·논술형 평가를 정규 수업과 수행평가 영역까지 단계적으로 확산해 학교 평가의 표준 도구로 정착시키는 것을 우선 꼽을 수 있다. 하이러닝을 통해 서·논술형, 프로젝트, 토론,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수행평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전 학년, 전 교과 적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교과 수업 전반에서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AI 보조 채점의 일관성을 보완·개선하고, 교사는 AI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학생의 사고 과정과 학습 수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방침이다. 학생평가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교사의 채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하이러닝 기반 AI 채점과 데이터 관리 체계를 두려고도 한다.

- 수능 영어 듣기 평가 폐지를 제안했다. 그 배경과 현재 진행 상황은 무엇인가?

▶영어 듣기 능력은 분명 중요하지만 현재의 일제식·선다형 듣기 평가가 학생의 실제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학교 수업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지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행 영어 듣기 평가는 학교 현장에서 활용도가 점차 낮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수행평가 반영 비율이 해마다 감소해 왔고, 다수의 학교에서는 수업 흐름과 충분히 연계되지 않는 일제 평가로 인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경기도교육청은 2026학년도부터 EBS 영어듣기평가 시도분담금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영어 듣기 능력을 평가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평가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차례의 일제 시험으로 듣기 능력을 판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업과 평가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과정 중심 평가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경기도교육청은 '경기미래형 영어의사소통역량' 평가 모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네 영역을 통합적으로 연계하고 학교 여건과 학생 수준을 고려한 학생 맞춤형 수행평가 중심의 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이러닝과 연계한 AI 기반 영어 듣기·말하기 평가 방안, 영어 표현 능력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수업-평가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 IB 프로그램이 확산하면서 일부에서는 '귀족 교육'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IB 교육을 공교육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한 IB 교육은 일부 학교나 특정 학생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현재 경기도 내 20여 개 IB 월드스쿨을 미래형 교수·학습 거점으로 삼아 IB 수업과 평가 사례를 공유하고 IB 교육을 운영하지 않는 학교로 성과를 환류하고 있다. 이는 IB 월드스쿨이 성과를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 공교육 전체의 학습 자산으로 축적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앞으로는 IB 월드스쿨 교사, IB 전문 교원, IB 미운영교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별 초·중·고 IB 교육 연구공동체를 활성화해 공동 연구와 공동 실천이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 IB 정책의 목표는 '귀족 교육'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IB 교육을 통해 확인된 수업과 평가의 성과를 공교육 전체의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다.

- 지자체별 재정 여건과 정책 의지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기형 초등 방과 후·돌봄 체계'의 해법은 무엇인가?

▶초등 방과 후·돌봄은 더 이상 일부 가정이나 특정 지역에 국한된 선택적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와 공교육이 책임져야 할 중요한 공적 책임 영역이다. 그동안 늘봄 정책을 통해 추진해 온 방과 후·돌봄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는 '초등 방과 후·돌봄'이라는 명칭 아래 학교 중심의 공교육 체계로 정비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방과 후 교육과 돌봄을 분리된 사업으로 보지 않고 정규 교육과정 이후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교육 활동의 연장선으로 재정립하겠다는 의미이다.

경기형 초등 방과 후·돌봄 체계의 핵심은 교육청 책임하에 표준화된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학생 발달 단계에 따른 맞춤형 운영도 강화할 방침이다. 지역 여건에 따른 차이를 줄이기 위해 교육지원청 중심의 지역 맞춤 운영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온 동네 돌봄·교육센터와의 연계를 통해 학교 안팎의 돌봄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