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여수엑스포] 관람객 800만 목표 채웠으나…흥행 실패 왜?

지난 6월 23일 오전 여수엑스포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에서 '스페인어의 날' 기념 행사가 우루과이,아르헨티나 등 스페인어권 정부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행사는 스페인어권 문화를 알리기 위하여 매년 여름에 전세계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News1김상렬 기자
지난 6월 23일 오전 여수엑스포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에서 '스페인어의 날' 기념 행사가 우루과이,아르헨티나 등 스페인어권 정부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행사는 스페인어권 문화를 알리기 위하여 매년 여름에 전세계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News1김상렬 기자

"여수엑스포의 주제와 콘텐츠는 어느 엑스포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특히 컨텐츠는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클라우디오 모노레 이탈리아 대사는 여수엑스포를 이렇게 평가했다.

하지만 여수엑스포는 개최기간 내내 '관람객 수 걱정'에 시달렸다. 반환점을 돌면서부터는 관람객 유치에 올인하다 막바지에 접어들자 아예 사활을 거는 모습이었다. 국제기준으로 볼 때 엑스포 성패 여부가 관람객 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폐막을 사흘을 앞둔 9일 현재 여수엑스포의 총 관람객수는 735만명으로 당초 목표치 800만명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박람회조직위가 사전 수요예측을 통해 늘려잡았던 최대 1082만명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최고의 컨텐츠를 갖춰 놓고도 관람객 유치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조직위원회의 고집스러움과 자만 등을 우선적으로 지적했다. 또한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 정책의 오류 특히 마케팅과 홍보의 실패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 관람 예약제 오락가락

여수세계박람회 개장 16일째인 지난 5월 27일 입장객 수가 10만명을 넘어서며 최고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관람객이 10만명을 넘어서자 박람회장 각 전시관은 물론 통행이 가능한 보행 공간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조직위는 다음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예약제는 다소 부담스럽다"며 "선착순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직위는 "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으로 선착순제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사전 예약제를 전면 백지화하자 조직위 사무실로 난입하여 환불을 요구하는 항의 소동이 빚어졌고 급기야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조직위는 선착순제를 시행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돌연 입장을 바꿔 예약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아쿠아리움, 대우조선해양로봇관, 주제관, 한국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입체영상 아쿠아리움 등 8개 전시관은 인터넷 사전 예약을 재개한다며 선착순제를 폐지한 것이다.

이를 두고 박람회장 안팎에서는 '운영정책이 조변석개(朝變夕改)로 바뀐다'며 오락가락하는 조직위의 행태를 비난했다. 조직위 직원들 조차도 "선착순제가 정착단계에 이르렀는데 예약제를 재개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어디에다 장단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조직위는 "장거리에서 늦게 출발한 관람객이 오래 기다리지 않고 희망하는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 수요 예측 엉터리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는 세 차례의 수요 조사를 통해 관람객 유치 목표를 1080만명으로 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관람객 수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목표치를 다시 800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첫 기본계획때 목표했던 수치다.

조직위는 하루 입장객이 10만, 20만,30만명이 들어왔을때를 대비해 비상 프로그램까지 마련해 놨다며 1080만명 유치에 자신만만했다.

입장객은 개장 16일만에 첫 10만명을 돌파했지만 관람객과 교통 수요 등 각종 용역 결과는 사실상 '엉터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통 수단별 분석도 예측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국토부는 관람객들이 이용 할 교통수단을 용역결과를 토대로 승용차 61%, 버스 21%, 항공기 1.6%, 철도 15%, 여객선 0.9% 순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같은 예측과는 달리 실제 엑스포장을 찾는 교통수단은 버스 이용객이 61%로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했고 승용차 23%, 철도 9%, 여객선 4% 등으로 조사됐다. 승용차와 버스 이용 결과가 용역기관에서 예측한 수치와는 정 반대 결과가 나왔다.

강동석 조직위원장은 개막 한달을 맞은 지난 6월 11일 기자회견에서 "엑스포 개막 3분의1일이 지났지만 당초 예상 관람객에 미치지 못하고 저조해 죄송하다"며 "모든 책임을 갖고 있는 위원장으로서 사과하고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전 엑스포는 수도권과 가까워 접근성도 좋았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치 개최한 엑스포여서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며 "여수엑스포도 대전처럼 많이 찾을 줄 알았으나 거리와 지역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여수엑스포 크루즈 특설무대에서 열린 '엑스포 팜팝페스티벌'에 출연한 패티김 공연에 관람객들이 열관하고 있다/© News1김상렬 기자

◇ K-POP 공연 승부수·막판 땡처리 ?

조직위원회가 초반 관객몰이에 실패하면서 관람객 유치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엑스포 크루즈 부두에 특설무대를 설치해 국내 내로라하는 초대형 가수를 비롯하여 인기정상의 K-POP 가수들을 초청하여 '엑스포 팝 페스티벌'공연을 개최한 것이다.

그동안 조직위는 홍보와 마켓팅에 사실상 실패한 데다 관람객 수요 예측까지 '엉터리' 논란에 휩싸이면서 안팎의 눈총을 받아왔다.

여기에 도심 공동화현상 심화로 인한 지역 상권 침체까지 겹쳐 비난의 화살이 조직위로 쏠리고 있는 싯점이었다.

이처럼 전반적인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자, 조직위는 관람객 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특설무대 공연' 카드를 들고 나왔다.

조직위가 관람 유치에 집착한 나머지 박람회 고유 기능인 전시 기능이 실종되거나 박람회 주제 구현이 등한시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폐막일이 다가오면서 조직위는 목표 관람객 800만명을 채우기 위한 각종 대책을 쏟아 냈다.

조직위는 "최근 정부지원위가 지방자치단체의 날이나 대학생 주간 등을 정해 할인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직위는 남해안권 '지자체 방문의 날'에 해당 지역 주민한테 1인당 3000원짜리 할인권을 제공했다.

여수시민 방문의 날에는 여수시 인구(약 29만7000명)에 육박하는 27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몰려 개장 이래 일일 최대 입장객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박람회 전시물은 한시적 공공재로 국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기 위해 할인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2조 1000억원의 재정이 투자되어 93일 간 숨가쁘게 달려온 여수엑스포는 일부 정책 혼선으로 관람객 유치에 차질이 빚어지는 아쉬움도 남겼지만 국격이나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혔다는 평가다.

niha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