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인데 못 돌려받아"…자연드림 차입금 상환 지연에 발동동

광주서 1억6000만원 중도변제 신청 조합원 1인시위
출자금 반환 지연도…"차입금 상환 요청에 유동성 부담"

자연드림 조합원 박 모 씨(60·여)가 지난달 29일 전남광주 북구 일곡동 자연드림 매장 앞에서 차입금 문제를 알리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아이쿱생협 자연드림 관련 법인에 돈을 빌려준 조합원들이 돈을 돌려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호소가 광주에서도 나오고 있다.

노후자금 등 1억 6000만 원의 중도변제를 신청한 조합원이 1인시위에 나선 데 이어 탈퇴 조합원의 출자금 반환도 늦어지고 있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에 사는 박 모 씨(60·여)는 지난 8월 자연드림 관련 법인에 빌려준 1억 6000만 원에 대해 중도변제를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돌려받지 못했다.

중도변제는 당초 정한 만기가 오기 전에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박 씨는 지난 8월 만기가 된 차입금 1500만 원은 정상적으로 돌려받았다. 이후 차입금 상환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남아 있는 1억 6000만 원에 대해 중도변제를 신청했다.

이 돈은 퇴직 이후 노후생활과 자녀들을 위해 마련한 자금이라고 했다.

박 씨가 적지 않은 돈을 자연드림 관련 법인에 빌려준 배경에는 오랜 기간 쌓인 신뢰가 있었다. 정식 조합원으로 활동한 기간만 16년 7개월이다.

그는 아들이 어린 시절 자주 아파 건강한 먹거리를 찾다가 자연드림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박 씨는 자연드림이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해 오랫동안 이용했고 이를 믿고 퇴직금과 노후자금 등을 관련 법인에 빌려줬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지난달 28∼29일 광주 북구 일곡동 자연드림 매장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섰다.

자신의 돈을 돌려받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었다. 차입금 상환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다른 조합원들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겠다는 취지였다.

박 씨는 "정확한 상황을 알려 더 이상의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1인시위에 나섰다"며 "자연드림이 처음 추구했던 가치에는 지금도 공감하고 있고 제대로 재건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차입금 문제를 공유하는 조합원들의 온라인 모임 규모는 최근 커지고 있다.

전국 단위 차입금 관련 단체대화방 참여자는 최근 800명까지 늘었다. 이 가운데 광주 시민이라고 밝힌 참여자는 25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지역에서 별도로 개설된 단체대화방에도 11명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네이버 밴드와 카페 등에서 관련 사실을 접한 조합원들이 대화방에 들어오고 있다.

차입금 반환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탈퇴 조합원에게 돌려줘야 할 출자금 지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남광주 북구에 사는 공 모 씨(50대)는 지난 2월 자연드림 조합원 탈퇴를 신청했지만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150만 원의 출자금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출자금은 조합원이 협동조합 운영을 위해 내는 돈으로, 탈퇴하면 정해진 절차 6개월 후에 돌려받는다.

자연드림 측은 지난달 10일 공 씨에게 출자금 반환 일정을 같은 달 21일로 안내했다. 이후 다시 보낸 문자에서는 반환이 늦어지고 있다고 알렸지만 구체적인 지급 날짜는 제시하지 않았다.

자연드림 조합원 박 모 씨(60·여)가 지난달 29일 전남광주 북구 일곡동 자연드림 매장 앞에서 차입금 문제를 알리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현 기자

자연드림 측은 출자금 반환이 늦어지는 배경으로 차입금 상환 요청이 몰린 데 따른 자금 부담을 들었다.

자연드림 측은 공 씨에게 보낸 문자에서 "최근 조합의 유동성 흐름과 자금 정산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순차적인 반환 작업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 전환 과정에서 최근 차입금 상환 요청이 집중돼 자금 유동성에 일시적인 부담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탈퇴 출자금 반환까지 전체적으로 정체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 씨는 "돈을 돌려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상황을 모르는 조합원들이 있어 피해가 더 커질까 우려된다"며 "자연드림이 현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자연드림은 자금 유동성 악화로 조합원 차입금 상환과 생산자 물품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