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시간 스토킹 여성 못찾자 여고생 살해…장윤기 '계획범죄'(종합2보)

흉기 2개 준비, 쓰지 않은 1개는 또다른 살인 목적…반성문 없어
CCTV 없는 곳을 범행 장소 선택…광주 첫 신상정보 공개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2026.5.14 ⓒ 뉴스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이승현 기자 = 한밤중 광주 도심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는 자신의 교제 요구를 거절한 외국인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가 해당 여성을 찾지 못 하자 여고생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초 이상동기로 추정했으나 장윤기의 사전 준비와 은폐 행위 등이 드러나면서 계획과 목적을 가진 범죄로 결론 내렸다.

검찰에 송치된 장윤기는 중대 범죄 피의자론 광주에선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스토킹 여성 교제 거절에 범행 결심" 계획 범죄

광주 광산경찰서는 14일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등 혐의로 장윤기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장윤기는 어린이날이던 지난 5일 새벽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여고생(16)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남학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다.

경찰은 당초 장윤기가 아르바이트 동료이자 자신을 스토킹 신고한 외국인 여성 A 씨를 살해하기 위해 범행을 준비했다고 판단하고 살인예비혐의도 추가했다.

장윤기는 여고생 살해 이틀 전인 지난 3일 오후 A 씨를 스토킹 해 경찰에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같은 날 새벽 A 씨에게 교제를 요구했으나 A 씨가 거절하자 협박했고 살해할 결심을 한 후 오후 흉기 2점과 장갑을 구매했다.

두려움을 느낀 A 씨는 같은 날 오후 타지역으로 이사했으나 이 사실을 알지 못 한 장윤기는 경찰의 스토킹 경고 문자를 인지했음에도 30시간 가까이 A 씨를 찾아 첨단지구를 배회했다.

이후 A 씨를 찾지 못 하자 분노가 극에 달했고 범행 대상을 혼자 걸어가는 여고생으로 변경하고 15분가량 미행해 흉기로 살해했다.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남학생에게도 해를 가했다.

범행 후 자신의 차량과 택시 등을 이용해 도주한 장윤기는 범행 11시간 만에 자신의 주거지 앞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체포 당시 범행에 사용한 흉기 외 포장을 뜯지 않은 흉기 1점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이는 A 씨를 살해하기 위해 남겨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윤기는 도주 과정에서 손을 씻고 차량과 흉기를 버렸다. 무인 세탁소에 들러 혈흔 묻은 자신의 옷을 세탁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세탁 시간을 기다리며 눕거나 담배를 피고 지인의 이사 준비를 도우며 비어있는 것을 인지한 원룸에 들어가 쉬었다 나오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6.5.14 ⓒ 뉴스1 김태성 기자

또한 도주 과정에서 휴대전화 1대를 유기하고 범행 후 인터넷 접속용으로 쓰기 위해 과거 사용하던 공기계 1대를 가지고 나왔다.

이 휴대전화는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장 씨의 범행 동기 등에 관한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도주 과정에서 지인이나 가족에게 연락을 하거나 공범이 개입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상동기 범죄가 아니다. 범행 대상과 장소를 선택했고 사전 준비와 은폐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을 때 계획성과 목적성이 있는 강력범죄"라고 말했다.

장윤기는 이날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서 취재진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과거 구속영장실질심사 때도 수차례 "죄송하다"와 함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어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경찰 수사에서는 반성문이나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객관적 자료 제출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장윤기에 대한 스토킹과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범행 장소, 인적 드물고 CCTV 없는 곳 택했다

장윤기는 범행 장소로 인적이 드물고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윤기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을 세우기 편한 곳이라 범행 장소로 선택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장소가 등하굣길이지만 야간에는 유동 인구가 적고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점 등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가 없고 인적이 드문 점 등이 범행 장소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행 현장은 장윤기의 주거지에서 자동차로 5~10분 거리이기도 하다.

평소 지리에 익숙한 장윤기가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범행 장소로 택했을 가능성도 높다.

주민들은 그동안 해당 일대의 안전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CCTV 설치를 요구해왔지만 대로변이라는 이유 등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설치되지 않았다.

인근에 CCTV 1대가 있지만 선명한 식별은 100m에 불과하지만 범행 현장은 200m가량 떨어져 당시 경찰차와 소방차의 불빛 등만 담겼다.

경찰은 사건 이후 범죄 안전 진단을 실시했는데 보안등이 설치돼 있지만 나무가 빛을 가리면서 인도 조도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 CCTV를 설치하고 수목 정비, 조도 개선 등 환경 개선 조치를 광산구에 요청했다.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14일 광주에서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광주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14
광주 첫 중대 범죄 피의자 신상공개

장윤기는 이날 오전 광주경찰청 누리집에 신상정보와 경찰이 체포할 당시 촬영한 머그샷이 공개됐다.

광주에서 중대 범죄 피의자 신상공개는 장윤기가 처음이다.

경찰은 지난 8일 공개를 결정했지만 장윤기가 동의하지 않아 닷새간 유예기간을 뒀다.

이 기간 SNS를 통해 장윤기의 신상이 퍼지기도 했다.

2002년생 만 23세, 무직인 장윤기의 신상은 한 달간 광주경찰청에 게시된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