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말 알아도 또 오빠 선택"…완도 순직 소방관 예비신부 편지 '먹먹'
SNS에 "얼마나 뜨겁고 무섭고 두려웠을지…잘해준 기억만 남아"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전남 완도 냉동창고 화재로 순직한 노태영 소방교의 예비신부가 남긴 글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6일 고(故) 노태영 소방교의 예비신부는 SNS에 "사랑한다는 말로도 부족한 바보같이 착한 우리 남편"이라고 글을 시작했다.
예비신부는 "나는 아직도 4월 12일 아침에 머물러 있다"며 "얼마나 뜨겁고 무섭고 두려웠을지, 실종 소식을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적었다.
또 "바보같이 착한 오빠는 가정이 있어도 가장 먼저 들어가서 늦게 나올 것 같다고 항상 말했었지"라며 "나에게 3년이란 시간 동안 잘해준 기억만 남아 있다. 함께한 시간들이 모두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결말을 알고 있어도 똑같이 오빠를 선택하겠다. 우리 남편,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길 외롭지 않게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도 했다.
노 소방교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신부의 그리움 가득한 편지에 누리꾼들은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겠지만 하늘에서는 평안하시길 명복을 빈다"는 댓글을 남겼다.
노태영 소방교와 박승원 소방경은 지난 12일 오전 8시 25분쯤 완도군 군외면 한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중 고립됐다.
추가 진화를 위해 오전 8시 47분쯤 내부로 재진입한 이들은 약 3분 뒤 발생한 폭발에 휘말려 끝내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 당국은 천장 부근에 축적된 에폭시·우레탄 유증기에 불이 붙으며 화염이 급격히 확산하는 '플래시오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완도 냉동창고 화재사고 수사대책본부는 공장 최초 화재를 낸 중국인 작업자(30대)를 구속하고, 에폭시 공정 중 토치 질을 지시한 시공업체 대표(60대)를 업무상실화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작업자는 대표 지시에 따라 작업했다고 진술하는 등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업무상실화 혐의 입증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혐의점과 소방관들의 순직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적용은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순직 소방관들이 입직 후 국민 생명 보호에 공로를 다한 점을 인정해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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