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삽도 못 뜬 '사파리 아일랜드'…전남도, 4억 물어줄 처지

토지 매입 후 사업 무산…전 토지소유주들 손배소송 승소
법원 "전남도, 환매권 통지 안 해"…도 "사실오인, 항소"

전남도청 전경.(전남도 제공) ⓒ News1

(광주=뉴스1) 전원 최성국 기자 = 삽도 못 뜬 전남 신안 '사파리 아일랜드 조성사업'이 환매권 통지 절차를 밟지 않아 전남도가 4억 원대 손해배상을 물어 줄 처지에 놓였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원고 30명이 전남도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손해배상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전남도가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의 땅 소유자들이었던 원고에게 총 4억 985만 원 상당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해당 부지는 전남도가 '사파리 아일랜드' 사업을 위해 매입했던 땅이다.

전남도는 2011년 말 야생동물원 형태의 해양관광단지를 구축하는 사파리 아일랜드 조성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도초면 발매리 일대 118만 7000㎡ 부지에 1000억 원대 예산을 들여 90여종 2000여 마리의 동물을 입식, 다도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사파리 테마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전남도는 공익사업을 위한 부지 취득을 위해 공유재산법에 따른 관리계획을 확정했고, 이 중 일부 부지의 소유권을 전남도 앞으로 이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공익사업의 중단의결을 제시했다. 감사원도 민자유치 가능성이 적어 재정 부담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예산 낭비 및 장기 방치가 우려된다고 보고했다.

결국 사업성이 낮다는 우려를 받아들인 전남도는 2014년 9월 공익사업 추진을 중단했다. 이후 신안군은 전남도의 사업을 공영개발 방식으로 전환해 '아일랜드 주토피아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며 2021년 부지를 전남도로부터 넘겨받았다.

원고 측은 공익사업을 위해 전남도가 토지들을 협의 취득한 뒤 사업 중단으로 '환매권 행사'가 가능해졌는데, 이를 통지 또는 공고하지 않아 환매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환매권은 원소유자가 매도 또는 수용당한 재물을 다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반면 전남도는 해당 부지가 관광지 등으로 지정·고시되는 등 절차를 갖추지 못해 공익사업에 해당하지 않고, 환매권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전남도는 공익사업의 시행자로서 토지 소유자인 원고에게 환매권 발생사실에 관해 통지나 공고를 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고, 이로 인해 피고들이 환매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됐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환매권 상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현재 토지의 금액에서 피고가 지급했던 보상금을 제외한 차액 등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사파리 아일랜드 조성 사업은 토지보상법이 아닌 공유재산법이 적용됐던 것으로 원고 측의 주장처럼 환매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신안군에 토지를 넘기면서 공유재산법을 적용하도록 업무 위임했으나, 신안군이 편입용지 보상 계획을 공고하면서 토지보상법을 적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항소를 통해 법률적 사안에 대해 다시 다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남도는 이 건을 포함해 동일 사안으로 총 3건의 행정소송을 다투고 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