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훼손'까지…신정훈·주철현 신경전 '점입가경'
'동부권 소외' SNS 설전에 주 의원 측 현수막 훼손 지시
- 김성준 기자
(여수=뉴스1) 김성준 기자 =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 도전을 공식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주철현 의원의 신경전이 매섭다.
전남 동부권 소외론과 지역화폐 사용처 등을 두고 SNS상에서 설전을 벌인 데 이어 신정훈 의원의 현수막을 훼손한 배후가 주철현 의원 보좌관으로 밝혀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31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신정훈 의원의 '새해 인사'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로 A 씨(44)가 불구속 입건됐다.
특수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A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주철현 의원실에서 지시했다"고 자백했다.
해당 보좌관은 전날 오후 변호사와 경찰서에 출석해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주 의원과는 연관없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의원실은 "의원과는 무관한 개인 행동"이라며 "해당 보좌관은 면직처리하고 경찰에 자수하도록 지시했다"고 입장문을 냈다.
두 의원은 지난달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설전을 벌여왔다.
신 의원이 발의한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을 두고 여수시의회가 지난달 18일 '개정안 철회 건의안'을 부결시켰다.
개정안은 도서 지역 등에서 하나로마트 사용을 허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여수시의회는 지역마다 여건이 달라 섬세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를 두고 신 의원이 환영의 메시지를 내자 여수시의회는 "의회 결정을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고 규탄했다.
주 의원도 본인의 SNS에서 "지역사랑상품권 철회를 요구한 여수시소상공인연합회 주장을 지지한다"며 "상세한 부분까지 무리하게 법률로 규정하면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에 원칙만 규정하고 하위 법령에 위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동부권 소외론'을 놓고도 이견을 보였다.
주 의원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의 도정이 서부권에 편중됐다'고 한 발언에 신 의원은 "동부권 소외론은 심각한 분열론이자 갈라치기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 의원 스스로 전남 경제 기반이 동부권에 있다고 말하면서 소외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흑백논리"라며 "전남 전체가 힘든 상황에 동부는 위기이고 서부는 문제없다는 식의 인식은 위험하다"고 날을 세웠다.
주 의원도 "동부권 주민들이 느끼는 정책만족도와 행정서비스 체감이 낮다는 연구 결과와 현실을 '갈라치기'프레임 으로 매도해선 안 된다"며 "문제가 존재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문제를 더 키우는 비겁한 침묵"이라고 반박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전남도지사 선거가 다가올수록 두 의원의 신경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전남도지사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3선 도전에 나선 김영록 지사에 맞서 4선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3선 신정훈(나주·화순), 재선 주철현(여수갑)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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