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회 약진 '발달장애 수영팀'에 전국서 기부금 몰렸다

광주 남구 발달장애 수영팀, 1년 만에 금·은·동·신기록
고향사랑 지정기부 2배 모이며 장애인체육 육성 기반 확대

광주 남구장애인체육회가 올해 1월 정식 운영을 시작한 수영 스포츠클럽 '우리는 니가 있어 행복해'(우니행) 소속 선수들의 모습.(남구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광주 남구의 발달장애인 수영팀 '우리는 니가 있어 행복해'(우니행)가 올해 전국대회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며 지역 장애인 체육의 새로운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팀의 성장세가 알려지면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한 지정기부금도 목표액의 두 배를 넘긴 5800만 원이 모였다. 기부금은 내년 선수 육성 규모 확대와 훈련 환경 개선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생활체육서 전국대회 무대로…메달·신기록 잇따라

30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우니행은 남구장애인체육회가 올해 1월 정식 운영을 시작한 수영 스포츠클럽이다.

발달장애·지체장애를 가진 10~20대 8명이 참여하고 있다. 생활체육 성격으로 출발했으나 훈련이 이어지며 기록 향상 폭이 커지자 절반인 4명은 선수 육성 단계로 전환했다.

훈련은 주 2회 진행되며 대회를 앞두고는 외부 수영장도 활용했다.

우니행 선수들은 올해만 4차례 대회에 출전해 금메달 3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거는 성과를 올렸다.

유망주 정봉기 선수는 배영 50m에서 한국 신기록을 4차례 경신하며 전국대회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울산 장애인수영대회에서는 안성빈 선수가 금메달, 한준서 선수가 은메달을 수확했다. 열 살의 최연소 선수도 동메달 2개를 따냈다.

문영태 남구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은 "기록이 대회마다 달라지고 선수들 스스로 목표를 세우는 단계까지 왔다"며 "생활체육에서 출발했지만 선수부와 동호인의 경계가 흐려질 만큼 성장했다"고 말했다.

성장세 알려지며 지정기부 몰려…내년 육성 확대 기반
지난 10월 부산광역시에서 열린 전국체전에 참가한 '우니행' 선수단. (남구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니행의 성과가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힘을 보태고 있다.

남구는 당초 3000만 원 모금을 목표로 지정기부 사업을 시작했으나 지난 5월 1일부터 모금된 금액은 5800만 원에 달했다.

기부금은 강사료, 용품 구입, 대회 참가비 등으로 집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훈련 환경 개선과 선수 발굴 범위를 넓히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운영은 남구장애인체육회가 맡고 남구는 보조사업 형태로 재정을 지원한다.

남구 관계자는 "기부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한 주민 참여로 모인 것"이라며 "우니행이 생활체육과 선수육성을 함께 아우르는 구조로 자리 잡도록 보조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체육 기반 확장…생활체육에서 선수까지 잇는 모델

우니행은 지난해 3월 반다비국민체육센터 수영장 개관 이후 '발달장애 청소년도 함께할 수 있는 팀을 만들자'는 내부 제안에서 시작됐다.

생활체육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선수 육성 모델로 확장했고 지역 기부가 더해지며 장애인 체육의 기반이 갖춰지고 있다.

문 사무국장은 "10대 선수부터 20대 선수까지 모두 물속에서 배우는 속도는 다르지만 성장하는 방향은 같다"며 "이 친구들이 만든 물살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이제 모두가 기대하는 지점"이라고 자랑했다.

남구는 우니행을 통해 지역 기반의 장애인 수영 육성 모델을 본격적인 체계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우니행은 지역이 함께 만들어낸 성장의 결과"라며 "기부자들의 뜻이 선수들의 다음 목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