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까지 준비했는데…전국노래자랑서 '땡~' MZ 정치인, 누구?
노진성 광주 동구의원 "지방의원도 지역민 한 사람"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지난 2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청 6층 대회의실. KBS 1TV 음악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 광주 동구편 예심이 한창이다.
무려 350명이 예심에 참여해 뜨거운 열전이 치러진 가운데 참가번호 100번을 부여받은 참가자가 눈길을 모았다.
그가 선정한 노래는 남진의 '둥지'. 하지만 노래 시작 20초 만에 '땡' 소리와 함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주인공은 바로 민선 8기 동구의회 최연소 의원 타이틀을 갖고 있는 노진성 의원(29).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주민으로 참여한 그는 비록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MZ세대 젊은 정치인의 자유로움과 패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7일 <뉴스1>과 만난 노 의원은 "준비한 안무도 같이 소화해야 해 박자가 조금 빨라졌다"며 "아쉽지만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말이다"고 웃음지었다.
1993년생으로 지난해 정계에 입문한 새내기 정치인인 그가 전국노래자랑에 나선 이유는 뭘까.
노 의원은 "이른바 의원들이 '무게 잡는다'는 이미지를 탈피시키고 싶었다. 그리고 의원이 아닌 동구 주민으로서 축제의 장을 즐기고 싶어 전국노래자랑 예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노래자랑은 연령대를 불문하고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이자 경쟁의식보다는 재능이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축제이고 기회라는 걸 깨달았다"며 "의원 신분이 있어 주위의 시선 탓에 망설여지긴 했지만 오히려 그곳에서 개인적인 힘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함께 한다는 것이 값지고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참가 소회를 밝혔다.
그의 '마이크' 이력은 상당하다. 그는 지난달 남광주시장에서 열린 추석 명절맞이 동행세일 한마당에서도 마이크를 잡은 이력이 있다.
물가상승으로 침체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장보기 행사를 하던 노 의원은 지친 상인들의 모습을 보고 밝은 기운과 흥을 불어 넣어드려야겠단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곧장 마이크를 잡고 행사 무대에 올라 태진아의 '동반자'를 열창했다. 상인들도 잠시 장사를 제쳐두고 춤을 추는가 하면 함께 즐기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노 의원은 "갑작스레 무대에 올랐지만 오히려 더 즐겨주신 상인분들께 감사했다"며 "사실 시장에서 서로 모든 걸 내려놓고 함께 즐겼던 좋은 기억이 가슴에 남았다. 다시 한번 그때의 행복함과 감동을 느껴보고 싶어 노래자랑 예심 출전에도 도전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선 8기 동구의회 최연소 의원인 그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대학시절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자 세상이 변화된 것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고향 광주에서 학생 볼링선수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뒤 체육 특기생으로 전남과학대에 입학했다. 이후 한양대 스포츠과학부에 편입했다.
2017년 한양대학교 예체능대학 학생회 간부로 활동하던 중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 불리는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학생회에서 '부당한 일이 발생했는데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겠냐'는 움직임이 일어 노 의원과 함께 약 800여명이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세상을 바꾸려면 청년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내고 쟁취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학원에 진학해 정치 공부를 마친 그는 지난해 고향 광주로 내려와 더불어민주당 광주시 동구남구을 지역위원회 홍보소통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정당 활동에 뛰어들었고,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동구 나 선거구 구의원에 당선됐다.
그가 동구를 찾은 이유는 어릴적 조대부고를 다니면서 충장로에서 놀았던 소중한 기억이 있어서다. 또 역사·문화·추억이 있는 광주의 1번지 동구를 발전시키고 싶어서였다.
노 의원은 "현장에서 마주한 주민들은 의원들을 '딱딱하고 무게 잡는 이미지'로 여기는 느낌을 받았다"며 "의원들은 주민들이 뽑아주신 사람들이다. 의원들이 주민과 친근하고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이미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제도 의원들이 먼저 발 벗고 나서 주민들이 더욱더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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