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투명한 물체도 촬영 단 한번으로 선명하게 복원
KAIST, 단일 촬영 위상 영상 기술 개발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장무석 교수 연구팀이 두 개의 움직이는 산란층 사이에 완전히 가려진 위상 물체를 한 번의 촬영만으로 복원하는 단일 촬영 위상 영상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위상 물체는 유리나 투명 비닐, 살아 있는 세포처럼 일반 카메라로는 주변과 밝기 차이가 거의 없어 잘 보이지 않는 물체다. 하지만 빛이 물체를 통과하면서 생기는 아주 미세한 변화(위상)를 분석하면 물체의 형태와 광학적 두께까지 알아낼 수 있다. 위상 영상 기술은 살아 있는 세포를 염색하지 않고 관찰하거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투명 부품을 검사하는데 활용된다.
문제는 안개 낀 창문 너머를 촬영하면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처럼, 물체 앞뒤에 있는 산란층(빛을 여러 방향으로 흩뜨리는 층)이 움직이면 빛의 경로도 계속 바뀌어 물체의 정보를 정확히 얻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기존 기술은 같은 대상을 여러 번 촬영하거나 산란 환경을 미리 측정해야 했고, 많은 학습 데이터를 이용해 인공지능을 훈련시키는 과정도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돋보기로 빛을 모으듯 빛을 한곳에 집중시켜 첫 번째 산란층을 통과한 빛이 물체의 정보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담도록 했다.
이후 빛이 물체와 산란층을 통과하면서 어떻게 변하는지를 계산하는 광학 모델과 인공지능(AI)을 결합했다. 일반적인 AI처럼 수많은 정답 사진을 미리 학습하는 대신, ‘이 빛이 어떤 경로로 거쳐 왔을까’를 물리 법칙에 따라 거꾸로 추적하며 실제 모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한 번 촬영한 영상만으로 투명 물체의 모양과 두께는 물론 빛이 얼마나 산란됐는지, 물체가 어디에 있는지까지 동시에 알아내는데 성공했다.
또 물체의 위치가 바뀌거나 산란층이 움직여 빛이 흐려지는 정도가 달라져도 별도의 학습 데이터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실험에서도 다양한 산란 환경에서 기존 단일 촬영 위상 복원 기술보다 물체의 경계와 세부 구조를 더 선명하게 복원했다.
이번 기술은 기존 광학 장비로 검사하기 어려웠던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투명 부품과 광학 소재를 더욱 정밀하게 검사하고, 살아 있는 세포를 손상 없이 관찰하는 바이오 영상, 차세대 광학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안개나 불투명한 막처럼 빛이 심하게 흐트러지는 환경에서도 한 번의 촬영만으로 투명한 물체의 모양과 위치를 복원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는 더 복잡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술로 발전시켜 반도체 검사와 바이오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의 투과형 측정 방식을 반도체 웨이퍼와 같은 반사형 시료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광학계와 영상 형성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유선 석사과정과 송국호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하고 장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은 이번 연구 성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옵티카(Optica)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선도연구센터,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 우수연구-핵심연구, 삼성전자전략산학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jongseo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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