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충남대병원장 후보 선출 논란
과반 득표·재투표 근거 없어…이사장 밀어주기 의혹도
- 임정환 기자
(대전=뉴스1) 임정환 기자 = 충남대학교 병원장 후보자 선출을 놓고 재투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선출방식에 대해 "초등학교 반장 선거보다 못하다"는 등 거센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논란이 이는 과반수 재투표가 규정상 명확한 근거 없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충남대 총장인 정상철 이사장의 특정후보 밀어주기 의혹설마저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6일 충남대병원 등에 따르면 2일 공석인 충남대병원장을 제외한 이사 8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가 열려 김봉옥 교수(재활의학과) 5표, 양준영 교수(정형외과) 3표로 병원장 추천 1, 2순위 후보가 정해졌다.
문제가 되는 것은 첫 번째 투표에서는 양 교수 4표, 김 교수 3표, 성인환 교수(심장내과) 1표 등 4대 3대 1로 양 교수가 최다득표를 얻었지만, 정 이사장이 과반 득표를 이유로 재투표를 제안해 2차 투표에서 결과가 뒤바뀌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보다 못한 국립대병원장 선출방식 도마 위논란의 발단은 병원 측이 병원장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선출방식에 관해 후보자에게조차 일절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사회는 병원장 결정권이 없고 교육부에 2배수로 후보자를 추천하는 역할까지만을 수행한다.
여기에 재공모에 후보자가 4명이나 등록했고, 설령 후보군이 압축됐더라도 병원장 공석으로 재적이사가 짝수인 8명인 상황에서 투표 결과가 4대 4 동수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도 1순위 추천자 과반 결정에 대한 설명을 생략한 것이다.
병원 측은 이사회 회의에 앞서 과반 결정에 관한 설명과 합의가 있었으므로 문제 될 게 없다는 태도다.
병원 한 관계자는 “회의에 앞서 정 이사장이 (1순위 추천자 득표수가) 과반이 안 되면 재투표를 진행하며 과반 기준은 5표 이상으로 한다고 설명했고 참석자들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병원 다른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어떤 국립대병원도 병원장 공모 때 투표방식을 사전에 공지하지는 않는다”면서 “충남대병원은 정관에 이사회 의결정족수를 ‘재적이사 과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전례가 없는 충남대의 병원장 1순위 후보 부적격 판정으로 재공모가 이뤄진 상황에서 민감한 선출방식을 회의 직전에서야 밝히는 것은 상식 밖이라는 지적이 많다.
시민 노모씨(36·서구 복수동)는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과반 득표가 안 돼 재투표를 할 때는 학생에게 사전에 공지한다”며 “상황에 따라 표심은 얼마든지 달라지기 때문에 선출방식을 깨끗하게 운영해야 뒷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도 “일찌감치 정 이사장의 영향력이 차기 병원장 선출의 당락을 가를 거라는 분석이 나왔던 마당에 재투표는 누군가에게 기사회생할 기회를 추가로 주는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순위자 과반 득표·재투표 근거 없어재투표 논란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사회의 재투표 결정이 명확한 근거 없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재투표 결정과 관련, 정관의 의결정족수를 근거로 내세운다.
병원 정관 제16조에는 ‘이사회는 재적이사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
1차 투표에서 양 교수가 4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재적의원 8명의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재투표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병원 측에서 의결정족수 조항을 임의로 확대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관이나 이사회 운영규정 어디에도 병원장 1순위 후보는 과반 득표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이 없는데도 의결정족수 조항을 1순위 후보 득표에까지 무리하게 대입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1차 투표 결과를 놓고 이사들이 결과를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어떤 결격사유나 1순위 후보의 과반 지지 미달에 대한 이견이 있어 재투표 여부를 의결정족수에 따라 결정할 순 있지만, 1순위 후보의 득표까지 과반으로 결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정관에 명시된 이사회 기능에 조직과 따로 이사회 의결을 요하는 사항에 대해 심의·의결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의결 시 의결정족수 기준을 따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이사회 기능에 있어 의결정족수를 따른다는 전제조항이 정관이나 운영규정에 있느냐는 뉴스1 질문에는 “준용에 관한 인용근거를 따로 두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병원 한 관계자는 “정관이나 이사회 운영규정에는 병원장 후보자 복수 추천에 관한 내용조차 없다”며 “과거에 교육부에서 복수추천을 요구해 통상적으로 최다득표 순서로 2명을 추천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 특정인 밀어주기 의혹도명확한 근거도 없이 회의 직전에 이뤄진 정 이사장의 과반 재투표 설명에 따라 최다득표자가 뒤바뀌면서 병원 안팎에서는 정 이사장의 특정인 밀어주기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역 언론을 비롯해 병원 안팎에서는 재공모 진행과정에서 정 이사장 입김이 차기 병원장 선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병원장 재공모에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가장 영향력이 큰 정 이사장의 소위 총심(總心)이 당락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올랐던 셈이다.
이런 가운데 병원 안팎에서 정 이사장이 물밑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충남대 한 관계자는 “(정 총장이) 사석에서 누구를 지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부 후보에게 특정인 지지 의사를 전하며 포기를 유도했다 등등 확인 안 된 말들이 회자된다”며 “회의 직전에 언급한 재투표 발언 때문에 비난의 화살이 (정 총장을) 향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당시 회의록 등을 공개할 의사도 있다. 한 점 의혹 없이 진행했다”면서 “특정인을 지지했다면 1차 투표에서 그런 결과가 나왔겠느냐”고 밀어주기 의혹설을 일축했다.
eruc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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