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모 절반 가까이 '원정분만'…응급 땐 부산까지 간다

지난해 44.7% 타 시도 출산…36.7%는 대구로
응급산모 50㎞ 이상 이송 418건 전국 최다

부산 해운대구 부산소방재난본부 119특수대응단 헬기장에서 119항공대원과 해운대백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 의료진이 '고위험 임산부·신생아 이송 항공대원·의료진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2026.9.30 ⓒ 뉴스1

(안동=뉴스1) 신성훈 기자 = 경북지역 산모 절반 가까이가 아이를 낳기 위해 시도 경계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상황에 놓인 임산부의 장거리 이송 건수도 전국에서 가장 많아 분만 의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에 거주한 분만 환자 1만369명 가운데 경북지역 의료기관에서 출산한 산모는 5734명(55.3%)에 그쳤다.

나머지 4635명(44.7%)은 경북을 벗어나 다른 시도에서 아이를 낳았다. 특히 3804명은 대구에서 출산했다. 전체 경북 산모의 36.7%로, 3명 중 1명 이상이 대구까지 이동해 아이를 낳은 셈이다.

도내에서도 분만 의료기관이 없는 지역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영주는 지역 내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어 2013년부터 분만 취약지로 지정돼 있다. 일부 산모는 안동이나 대구는 물론 강원 원주까지 이동해 출산하고 있다.

응급상황에서는 이동 거리가 더 길어진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경북에서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된 임산부 1974명 가운데 418명(21.2%)이 50㎞ 이상 떨어진 병원으로 옮겨졌다.

50㎞ 이상 장거리 이송 건수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경북이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대구에서 50㎞ 이상 이송된 임산부가 3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경북은 약 139배에 달했다. 신고 접수부터 병원 도착까지 2시간 이상 걸린 사례도 경북에서 60건 발생했다.

실제 지난달 24일 경북 예천에서는 임신 33주인 30대 산모의 양수가 파열됐지만 대구·경북에서 산모를 수용할 병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산모는 소방헬기를 타고 부산지역 병원까지 긴급 이송됐다. 신고 접수부터 병원 도착까지 2시간 56분이 걸렸고 산모는 부산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경북의 분만 의료공백이 평상시에는 '원정분만', 응급상황에서는 장거리·헬기 이송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의 '2025년 의료취약지 모니터링 연구'에서도 의성·청송·영양·영덕·청도·봉화·울릉은 분만실 접근성과 의료이용률이 모두 낮은 A등급 분만 취약지로 분류됐다. 성주와 문경도 B등급에 포함됐다.

전국적으로도 분만 의료기관의 대도시 집중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분만 건수 가운데 상위 20개 시·군·구가 차지한 비중은 41.4%로 2023년 39.3%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

이인영 의원은 "일반 산모가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안정적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분만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고위험 산모의 모자의료센터 연계와 이동·체류 지원, 응급 협진·이송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