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주변 불법 드론 867건 탐지…복합 탐지체계 월성원전에만 구축"

"원전 위에 뭐가 떴다"…경북 월성·한울서 불법 드론 371건 포착

월성원자력본부 원전 1호기의 모습. 2026.2.7 ⓒ 뉴스1

(울진·경주=뉴스1) 신성훈 기자 = 경북지역 원자력발전소 주변에서 최근 5년여간 불법 드론이 370건 넘게 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원전은 자율비행 드론 등을 보완 탐지할 장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 국가 중요시설인 원전의 '하늘길 방호'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원전 주변에서 탐지된 불법 드론은 867건이다.

이 가운데 울진 한울원전에서 188건, 경주 월성원전에서 183건 등 경북에서만 371건이 탐지됐다. 전국에서 탐지된 불법 드론의 42.8%가 경북 원전 주변에 나타난 셈이다.

원전별로는 고리원전이 33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울 188건, 월성 183건, 새울 91건, 한빛 69건 순이었다.

문제는 탐지된 드론의 정체와 비행 목적을 모두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국에서 탐지된 867건 가운데 조종자가 확인된 것은 544건으로, 나머지 323건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드론을 띄웠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한수원은 원전 인근에서 드론을 발견하면 경찰에 즉시 신고해 조종자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조종자를 찾지 못하면 단순 촬영이나 조종 실수인지, 의도적으로 원전 시설에 접근한 것인지 신속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원전은 국가 중요시설인 만큼 드론을 이용한 주요 시설 촬영이나 위치·방호정보 수집은 물론 물체 투하와 시설 접근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특히 미확인 드론은 촬영·수집된 정보가 무엇인지, 해당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원전에는 반경 약 3㎞ 내 드론의 전파를 탐지하는 RF 스캐너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조종기와 실시간으로 통신하지 않고 미리 입력된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자율비행 드론 등은 전파 탐지만으로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비행체 자체를 탐지하는 레이더와 EO/IR(광학·적외선) 카메라 등을 결합한 복합 탐지체계가 필요하지만, 제출자료 기준 이를 갖춘 곳은 경주 월성원전이 유일하다.

월성원전에는 올해 레이더 4대와 EO/IR 카메라 2대, 사거리 약 3㎞의 고정형 전파교란 장비 2대가 설치됐다.

반면 불법 드론이 188건이나 탐지된 울진 한울원전을 비롯해 고리·새울·한빛원전에는 레이더와 EO/IR 카메라, 고정형 전파교란 장비가 아직 구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은 내년 3월까지 약 4억원을 투입해 원전별 탐지 사각지대와 필요한 장비, 설치 위치 등을 분석하는 '원전 본부 드론 대응 장비 고도화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4월 이후 본격적인 장비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처벌도 강화됐다. 지난달 17일부터 개정 항공 안전법이 시행되면서 비행금지구역에서 승인 없이 드론을 조종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김남국 의원은 "원전 주변에서 불법 드론이 867건이나 탐지됐는데도 이를 보완할 레이더와 광학·적외선 장비 등 복합 탐지체계가 월성원전에만 구축돼 있다"며 원전별 사각지대와 위험도를 고려한 장비 보강을 주문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