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땅 기부채납 받아 48억 주택 짓는 의성군…혜택은 제3자에게

기부자와 협약 맺고 교직원에 4년간 입주 우선권 부여
귀촌 주택 28가구 중 5가구 공실…"특정인 위해 혈세"

경북 의성군 다인면 덕지리에 건축중인 '다인 귀촌인 주택'.(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6.9.7/뉴스1

(의성=뉴스1) 신성훈 기자 = 경북 의성군이 공시지가 20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토지를 기부채납 받아 수십억 원을 들여 공공 임대주택을 짓고 있다. 문제는 개인 조합으로부터 기부받은 토지에 지자체가 수십억 원을 들여 건축하는데 혜택을 제3자가 보게 되는 것이다.

8일 의성군 등에 따르면 의성군이 A 영농조합으로부터 다인면 덕지리에 공시지가 2000만 원도 안 되는 1642㎡(약 497평)의 토지를 기부채납 받아 48억 5000만 원을 투입, 2개 동 12세대 규모의 '귀촌인 주택'을 짓고 있다. 현재 30%가량 공사가 진행된 상태다.

의성군은 지난해 A 영농조합과 협약을 맺고 조합과 연계된 대안교육시설 교직원에게 4년간 입주 우선권을 부여했다. 이 수요가 미달하면 일반 귀촌인으로 입주 대상을 확대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대해 의성군 관계자는 "귀촌인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조합 측에서 학교를 지어 외부인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협의를 통해 기부채납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부채납으로 사용료 면제 대상이 되는 경우 수의 방식으로 사용 허가를 할 수 있는 규정이 있어 일정 부분 사용할 권리가 확보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제24조)에 따르면 행정재산 목적으로 기부받은 재산을 '기부자, 그 상속인, 그 밖의 포괄승계인'에게 사용을 허가할 경우 사용료를 면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업 기부자는 A 영농조합이며, 혜택은 연계된 교육시설 교직원이 받는다. 이들이 법에서 규정한 범위에 해당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행안부는 공유재산법(제7조)에 따라 조건이 붙은 기부채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토지 기부-교육시설 교직원 우선 입주'가 법에서 허용하는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법 적용의 적정성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기부채납 받은 재산이 토지이지만 교직원들이 우선 이용하는 것은 의성군이 신축하는 주택이어서, 기부 재산에 대한 사용 허가 규정을 신축 건물의 우선 입주권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우선 입주권을 받은 교직원들이 근무할 학교는 건축비 70억 원을 모금 받아 지을 예정이지만 현재 15%밖에 모이지 않아 준공 시점이 불투명하다.

교육 당국에 따르면 의성군이 기부채납 받아 짓는 시설은 교육 당국의 인가를 받아 설립하는 학교가 아닌, 학생 여러 명이 홈스쿨링을 신청한 후 개인적으로 수업받는 형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성군은 운영 중인 귀농·귀촌인 주택 28가구 중 5가구가 비어있는데도 거액을 들여 12가구를 추가로 짓고 있다. 건축비도 48억 5000만 원으로 가구(59㎡·약 18평)당 4억 400만 원, 평당 약 1700만 원에 달한다.

주민 A 씨는 "특정 지역에 특정인을 위한 주택을 혈세로 짓는 상황이다. 수상한 기부채납이라고 생각된다"며 "평당 1700만 원짜리 고급 주택을 어떻게 지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주민들은 인구 유입 등을 사업 추진 배경으로 내세운 의성군에 대해 "우선 입주권을 부여한 법적 근거와 수요·사업비의 적정성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