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내고 대구 달려간 '메르스 전사'…'부모님 몰래' 구급대원
구급차 신호 대기중 시민으로부터 응원 받아
의사 283명, 간호인력 568명, 방사선사와 임상병리사 7명 등 배치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도 의료진의 고군분투를 막지 못했다. 전국 곳곳의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최일선'인 대구를 앞다퉈 찾고 있다.
5일 코로나19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에 따르면 공공병원과 군병원, 의료인단체와 자원봉사의료인력 모집을 통해 의사 283명, 간호인력 568명, 방사선사와 임상병리사 7명이 대구·경북지역에 배치됐다.
◇메르스 최일선서 코로나 최전선으로…"방어막 잘 치겠다"
"대구 이외 분들은 대구를 굉장히 무서워하세요. 그치만 대구도 어느정도 안정화되고 있습니다. 추가 확진자수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고요. 대구에서 다른 곳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최대한 방어막을 잘 치려고 하니 지금처럼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서울 강남보건소장으로 메르스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했던 서명옥씨(60·여)는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인 지난달 27일부터 대구를 찾아, 남구 선별진료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서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대구)의료진들이 고생이 많다. 한달 정도 지속된 상황이라 거의 '녹다운' 직전인 것 같다"면서 "그런데 식사를 잘 못하다보면 체력이 약해지고, 그럼 자연히 감염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다들 입맛도 없는데 마지못해 꾸역꾸역 식사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씨는 "남구보건소가 신천지와 관련된 분들이 많아서 대구에서는 확진자가 가장 많은 곳"이라면서 "그래도 그저께부터 보건소에 내원하는 검사자들의 숫자가 많이 줄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씨는 감염병 관리의 최일선인 보건소에서 기본 주민들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서씨는 "주민들이 콜센터로 전화를 걸었을때 한 번 내지는 두 번 안에 바로 응대가 돼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이 궁금증도 해소하고, 불안감도 없어지고, 어디로 가야할지 정리가 된다"면서 "지금 1339로 전화하면 먹통인데 이런 부분이 간과되는 게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위해 휴가를 내고 대구로 향했다는 서씨는 "이 사태가 언제 안정될 지 모르지만 안정되면 제 생활로 복귀할 것"이라면서 "급한 불은 끄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전국서 모여 코로나19 이기려 노력…대구도 힘내달라"
14년차 119구급대원인 A씨(46)는 이를 '소방관의 사명'이라고 표현했다. A씨는 "험한 곳에 간다고 할 때 좋아하는 가족은 없겠지만, 어차피 소방관의 사명이라서 설득하고 나오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그렇게 전국에서 모여서 코로나19를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대구 시민들도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대구에서 구급차로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하는 일을 맡고 있다. 현지에는 지원차량을 포함해 130여대의 차량이 운행 중이다. A씨에 따르면 이 차량으로 하루종일 근무해도 하루에 환자 3~4명 정도를 이송한다. 타 지역으로 중증환자를 이송하는 경우엔 다음날 새벽에 귀소한다.
이에 A씨는 "개별적으로 움직이면 시간이 상당히 많이 소요되는데 한번에 이송할 수 있는 인원이 대폭 증가하게 됐다"며 버스로 환자를 이송하는 것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A씨는 신호 대기중 받은 응원이 기억에 남는다고 소개했다. A씨는 "어떤 중년 남성 분이 창문을 열고 저한테 '수고하십니다. 멀리서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래서 저도 '다함께 코로나를 이겨내야죠.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는데 울컥하셨는지 눈물을 보이셨다"고 전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구급차 147대와 구급대원 276명이 대구에 지원된 상태다. A씨는 타 지역에 계신 부모님께 이같은 소식을 말씀드리지 못한 채 이날 현재도 대구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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