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대 보이스피싱 피해금 카지노 칩으로 세탁한 40대 실형

부산고등·지방법원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고등·지방법원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20억 원가량의 보이스피싱 조직 범죄수익을 카지노 게임 칩을 이용해 현금화하는 데 가담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2단독 박병주 판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특별법 위반, 사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40대·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또 38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제안을 받고 인출책을 모집하는 등 범죄수익을 세탁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조직원은 A 씨에게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은행 계좌 명의자를 모집해 달라고 제안하며 전달 금액의 약 2%를 수수료로 주겠다고 했다. A 씨는 이를 받아들여 지인에게 인출책 모집을 제안했고, 이후 4명이 범행에 가담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주식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했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 것처럼 조작된 사이트에 피해자들을 접속시킨 뒤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피해자 34명으로부터 총 20억 5124만여 원을 가로챘다.

A 씨 일당은 피해금 등이 입금된 계좌에서 모두 29억 1500만 원을 수표로 인출해 전달책에게 넘겼다. 이후 카지노 VIP 고객을 통해 수표로 게임 칩을 구매한 뒤 이를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자금을 세탁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했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조직원을 자신의 차량에 태워 강원랜드 일대를 이동하며 범행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인출책을 모집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범행이 무엇인지도 충분히 인식했던 것으로 보여 가담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가 복구되거나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가담 기간이 길지 않은 점, 범행 실행 과정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