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이와 마지막 추억 쌓아야죠"…내보내기 현장 가득 메운 시민들

출구 100m 남기고 작전 일단 중지…바닥 고르지 않아 '실패 우려'
방문객들 부캉이 일거수일투족 관심…그물 근접할 때마다 '탄성'

2일 오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15일째 체류 중인 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2차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구조작업은 친수공원 수로를 가로지르는 4보도교 앞에서 시작해 외해 방향으로 대형 그물을 끌며 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2026.10.2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부산 북항친수공원에 머물고 있는 무태상어 '부캉이'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한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2일 가로 50m·세로 6.8m짜리 대형그물을 활용한 부캉이 외해 유도 재개가 예고된 가운데 부캉이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각지에서 방문객이 몰렸다.

부산시 등 당국이 외해 유도 작전 재개를 예고한 시간은 3시 30분이었지만 점심시간이 지나자 이미 방문객들이 몰렸다. 수로변에 모인 방문객들은 부캉이가 머물렀던 별빛수로 양쪽에서 부캉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며 마지막 추억을 쌓았다.

부산시에서도 부캉이와 함께 인증샷이나 즉석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마지막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지역주민들은 사물놀이 공연 등도 마련해 부캉이가 떠나는 마지막을 축제분위기로 물들였다.

이날은 외국인도 상당수 포착됐다. 등장 초기 내국인들을 중심으로 공원 방문객이 줄을 이었지만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진 데다 외신에서도 주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오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15일째 체류 중인 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2차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구조작업은 친수공원 수로를 가로지르는 4보도교 앞에서 시작해 외해 방향으로 대형 그물을 끌며 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2026.10.2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시, 부산해경, 소방, 국립수산과학원의 합동작전을 위한 예행연습이 예고된 오후 1시 30분부터 대형그물작업이 시작되자 친수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다시 부캉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당국은 부캉이가 자주 다니는 수로 왼쪽(육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 표층을 열어둔 가운데 오후 3시쯤 그물 설치를 완료했다. 오후 3시 30분 외해 유도작전이 시작되자 부캉이는 10분 뒤인 오후 3시 40분쯤 외해 방향으로 그물을 넘어갔다.

이후 양쪽 끝에 배치된 관계기관 직원들이 표층 위까지 그물을 끌어올리고 수면에 떠 있는 구조정 2척과 합동으로 외해방면으로 부캉이를 본격적으로 유도하기 시작했다.

부캉이는 계속 내해로 진입을 모색했지만 여의찮았다. 그물에 접근한 부캉이를 볼 때마다 시민들은 '탄성'을 질렀다. 그물에 걸리지 않고 안전하게 부캉이가 외해 방면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안도감과 곧 부캉이가 부산을 떠난다는 아쉬움이 공존하는 탄성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왜 쫓아내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수로로 진입하려 하는 부캉이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부캉이 유도작전은 작전 2시간 만인 5시 40분쯤 마무리됐다. 수로 입구를 약 100m 앞둔 지점이었다. 수면 바닥이 고르지 못해 계속 그물을 외해 방면으로 끌었다간 파손 등으로 부캉이가 다시 수로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었다. 당국은 그물을 고정한 채로 투입세력을 모두 철수시켰다. 향후 대책회의 등을 통해 추가 구조작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오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15일째 체류 중인 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2차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수로 근처에 그물이 설치됐으며, 상어 '부캉이'의 구조 작업은 중단됐다. 2026.10.2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캉이 유도작전이 미완으로 끝나자 방문객들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은 남녀노소 불문이었다.

부산락페스티벌을 즐기고 서울로 돌아가던 노영훈(35, 남) 씨는 "부캉이가 상징성이 있는 동물인 만큼 떠나는 게 아쉽다"고 말했고 인근 지역에서 부캉이를 보기 위해 부모님과 공원을 찾은 오윤건 어린이(6·남) 어린이도 "저렇게 쫓아내면 부캉이가 폭발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다.

부산진구에서 북항친수공원을 찾은 70대 마 모 씨는 "매일 부캉이의 모습을 보기 위해 유튜브를 시청하고 직접 현장을 찾기도 했었다"며 "자기 마음대로 놀다가 가게끔 놔두면 될 데 내보낸다고 하니 아쉬워서 오늘도 찾아왔다"고 전했다.

'해양생물 덕후' 자녀와 함께 마산에서 공원을 찾았다는 김보람(40대, 여) 씨는 "가족끼리 부산에 왔다가 주변에 뉴스에서 자주 등장한 친수공원이 보여서 들어왔다"며 "주변 어르신이 드론 위치를 통해 부캉이 위치를 유추할 수 있다는 요령도 알려줘 부캉이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부캉이는 지난 18일 오전 부산 북항친수공원 별빛수로 일원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약 2주일을 머물러 있다. 발견 첫날 소방의 상어퇴치기를 활용해 외해 유도를 처음 시도했지만 무위로 돌아갔고 지난 29일에도 소방펌프를 활용해 물살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재차 외해로 나갈 수 있게끔 작전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장기체류하는 동안 부캉이는 북항친수공원의 '명물'로 거듭났다. 부산시설공단은 지난달 30일까지 67만4800여 명이 북항친수공원을 찾았다고 추산했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