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찰이 놓칠 뻔한 140억대 금융사기 전모 밝혀냈다

허위 렌탈로 금융회사서 141억 편취…업체 대표 등 2명 구속기소
경찰, 3000만원 단순 사기로 송치…檢 직접 수사로 실체 파헤쳐

창원지검 최나영 차장검사가 7일 창원지검 소회의실에서 '허위 렌탈 금융사기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2026.7.7/뉴스1 강정태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검찰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묻힐 뻔한 금융 범죄 사건에 대해 직접 보완 수사로 140억 원대 금융사기 전모를 밝히고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재원)는 7일 '허위 렌탈 금융사기 사건'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렌탈업체 대표 A 씨(50대)와 이사 B 씨(50대)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1년 10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허위 렌탈계약을 근거로 금융회사 4곳을 속여 415차례에 걸쳐 약 141억 원 상당의 금융서비스 자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2023년 3월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A 씨 업체에 이사로 들어가 같은 방식으로 A 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병원이나 공장, 호텔 등 법인·개인 사업자들을 모집해 자금 융통을 조건으로 허위 렌탈 계약을 체결했다.

허위 계약자들이 기존 보유하고 있던 물건을 렌탈해 준 것처럼 꾸미는 '백(Back)렌탈' 방식이거나 또는 없는 물건을 실제 빌려준 것처럼 가장하는 '공(空)렌탈' 방식으로 허위 렌탈 계약을 맺은 뒤 이를 근거로 금융회사에 팩토링·할부·리스 등 금융서비스를 신청했다.

정상적인 렌탈 계약으로 믿은 금융회사들로부터 채권양도 대금이나 할부·리스 자금을 받은 A 씨 업체는 일정 수수료를 수익으로 취득한 뒤 나머지 양도대금을 돈이 필요한 허위 렌탈 이용자들에게 전달했다. 이후 허위 계약 이용자들이 매월 렌탈료를 금융회사에 분납했다.

A 씨 업체는 양도 대금에서 약 11%를 수익으로 취득하면서 약 16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의 핵심은 A 씨 업체가 사실상 금융회사 돈으로 대부업을 영위한 것이나 다름 없다. 이 때문에 피해는 금융회사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실제 검찰은 A 씨 업체가 관여된 채권의 54.5%가 연체나 회수불능 등 부실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A 씨가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금융서비스 심사 편의 제공을 대가로 한 금융회사 직원 C 씨(40대)에게 현금 1억6200만 원과 고급 승용차 대납 비용 4300만 원 등 금품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도 확인해 기소했다. 검찰은 C 씨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초 이 사건은 경찰이 2024년 1월 한 금융회사에서 'A 씨 업체를 통해 3000만 원을 융통한 이용자가 돈을 갚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고소한 것을 수사한 뒤 이용자만 사기 등 혐의로 송치했다.

당시 검찰에서 A 씨 업체와 공모 여부 등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보완 수사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A 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한 것 외에 공모관계나 범죄구조를 더 밝히지 못하고 2024년 9월 재송치했다.

결국 지난해 2월 직접 보완 수사에 나선 검찰은 A 씨 업체에 대한 계좌추적과 사무실·주거지 압수수색 등으로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검찰은 금융회사 4곳에서 A 씨 업체에 총 414억 원 규모의 금융서비스 자금을 지급한 사실에 비추어, 전체 피해 금액 규모가 약 4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A 씨 업체의 금융사기 범행에 대한 추가 보완 수사를 직접 계속할 예정"이라며 "피고인들이 그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철저히 공소를 유지하는 등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허위 렌탈 금융사기 사건' 범행 개요도(창원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