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기장 살인…동료 기장 "공사 출신 선배들에게 실망한 듯"

"정신질환 있다고 느낀적 없어…근무 중 사람들과 마찰 빚기도"
"병가 후 신검받지 않다 퇴사…선배들이 안 좋게 대한다고 생각해"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피의자 A 씨가 17일 오후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 씨는 전 직장 동료인 국내 항공사 기장 B 씨(50대·남)를 살해한 후 울산의 한 모텔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026.3.17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부산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피의자와 함께 근무했던 항공사 동료 기장은 사건 발생 원인으로 "(피의자가) 공군사관학교 출신 선배들에게 실망해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 전직 부기장 A 씨(50대)와 함께 근무했다고 밝힌 B 씨는 19일 뉴스1과 전화에서 "함께 일도 하고 전화도 몇 번 했지만 정신질환이 있다고 느낀 적이 없다"면서 "이번 살인 대상인 피해자와도 별다른 감정은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B 씨는 피의자 A 씨의 직장 생활과 관련해 "(항공사에서는) 기장과 부기장 편조가 갑자기 변경되는 경우가 있다"며 "보통 크게 불만을 표시하지 않지만, A 씨는 '왜 나에게 말도 없이 스케줄을 바꿨나'라며 스케줄 편성하는 사람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때도 A 씨는 '그렇게 하지 마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면서 "이외에도 실비행검사에서 여러 번 떨어지는 등 여러 일들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A 씨가) 스트레스를 점점 받아하다가 병가를 낸 뒤 잠시 쉬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복직한 뒤엔 비행에 필요한 '항공신체검사증명서' 관련 검사를 받지 않다가 퇴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른 동료들과 이야기를 해보니까, A 씨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이고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공군사관학교 출신 선배들이 자신에게 호의적으로 해줄 줄 알았던 거 같다"며 "그러나 여러 일들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선배들에게 실망한(본인을 도와주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B 씨는 "실망을 넘어 선배들이 자기를 안좋게 대한다고 생각해서 퇴사를 했고, 피해망상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최근 경찰서 앞에서 그런 말들을 했던 것 같다"며 "항공업계는 공개적으로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고 선배들이 덮어주거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A 씨는 살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쯤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함께 근무했던 항공사 기장 C 씨를 살해해 경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 전날엔 경기 고양시에서 같은 항공사 다른 기장 D 씨를 살해하려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경기북부경찰청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뒤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다.

아울러 A 씨는 17일 살인 범행 뒤 다음 범행 대상 E 씨가 있는 경남 창원으로 향했다. 다만 당시 E 씨는 경남경찰청에 의해 신변 보호를 받고 있었다.

울산에서 검거된 뒤 부산으로 압송된 A 씨는 취재진에게 "3년을 준비했다"며 "공군사관학교의 부당한 기득권에 인생을 파멸했기 때문에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몇 명을 살해하려고 했는지에 대해선 "4명"이라고 답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A 씨는 피해자들과 같은 항공사에서 부기장으로 근무하던 중 기장들과 갈등을 겪었고 2년 전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