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공급망 불확실성 커…해운업계 적극 대처해야 기회”

해진공 '글로벌 해상공급망 세미나' 개최
블룸버그 분석가 2인, 글로벌 공급망 위기 전망

11일 '글로벌 해상공급 세미나'에서 케네스 로(왼쪽), 마이클 덩 분석가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26.02.11 /뉴스1 ⓒ News1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올해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11일 '글로벌 해상공급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연사로 나선 블룸버그 소속의 두 분석가는 각각 해운 산업과 미국 정치라는 별개의 사안을 다루면서도 ‘공급망의 불확실성 증가’라는 인식은 같이했다.

먼저 조선·해운 분야의 케네스 로(Kenneth Loh) 분석가는 중국의 핵심시장 전환, 홍해 항로 및 수에즈 운하 재개방 등을 올해의 변수로 꼽았다.

그는 “현재 미-중 무역전쟁이 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이 EU로 핵심 시장을 전환하고 인접국가 및 국내로 산업기반을 다시 모으는 니어쇼어링·리쇼어링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아세안(ASEAN)을 주목하면서 말레이시아 및 베트남과의 선적량을 늘리는 반면 미국으로의의 선적량을 줄이고 있다”며 “이는 선사들이 기존 고부가가치의 미국 노선이 아닌 아시아 역내 해운으로 사업을 조정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홍해 항로 및 수에즈 운하의 재개방, 선박공급 증가 등으로 인한 공급과잉이 겹치며 운임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조선업계는 마스가 등의 영향으로 한동안 호황을 맞이할 것으로 봤다. 특히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항만 부담금 등으로 인한 주요 선사들의 중국 조선소 기피가 한국 조선사들의 마진 강세를 뒷받침해 줄 것으로 봤다.

이 외에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극항로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쇄빙선 인증 선박에 대한 가격 프리미엄, 높은 운영비, 인프라 부족 등이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린란드와 같은 정치적 갈등 심화, EU의 북극항로 운항 선박에 대한 엄격한 온실가스 규제 등도 변수"라고 덧붙였다.

11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개최한 '글로벌 해상공급망 세미나' 모습 2026.02.11/뉴스1 ⓒ News1 홍윤 기자

뒤이어 발표에 나선 마이클 덩(Michael Deng) 지오이코노믹스(경제+지정학) 분석가는 최근 미국 정치상황의 불확실성에 관해 설명하며 이 같은 경향이 대외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한 25% 관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대부분이 실제로는 시행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언급된 위협 중 중 4분의 1만 실제로 시행됐고 나머지 대부분은 철회되거나 양보를 얻어내는 수준에 그친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만 무역협정 등에서 기존 USTR이 협상을 담당하던 것에서 벗어나 상무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등 미국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이 크게 변했다"며 "업계와 기관 간의 소통이 전무해 지나치게 포괄적인 수출 통제 규정이 제정되는 등 혼란을 가중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덩 분석가는 "오는 4월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상반기까지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겠지만 하반기에는 둘의 관계에 대해 확실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해 희토류 및 기술 수출 통제 문제를 놓고 충돌했을 때부터 양국은 서로를 위협하기 위한 카드만 쌓아 올렸을 뿐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AI 붐으로 인한 메모리 부족도 우리나라에게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 불거지는 AI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과 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는 가운데 주요 메모리 제조업체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 갈등 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한편 발표자로 나선 케네스 로 분석가는 글로벌 해운사 CMA-CGM에서 전략 매니저 등을 담당한 바 있으며 마이클 덩 분석가는 미국 상무부 반도체(CHIPS) 정책 자문관을 지냈다. 이들은 오는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도 강연을 진행한다.

이번 세미나는 통역이 제공되지 않는 가운데서도 100명에 가까운 공공기관 및 업계관계자가 찾아 많은 관심을 모았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