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업무에 극단 선택 간호공무원, 사망 전날 '휴직·면직' 검색
유족 "순번 아닌데 업무 배정…새벽에도 업무지시에 긴장"
전공노 부산 "노동환경의 구조적 문제…진상조사단 꾸릴 것"
- 노경민 기자, 백창훈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백창훈 기자 = 부산의 한 보건소에서 코로나19 담당 업무를 맡았던 간호직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밤새 인터넷에서 '휴직', '면직' 등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동구보건소 간호직 공무원 A씨(33)가 자신의 집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졌다.
7년 차 간호직 공무원인 A씨는 동구보건소에서 5년째 근무 중이었다.
A씨는 숨지기 전날인 22일 오후 2시에 병원에 출근했고, 오후 8시 퇴근했다. 남편 B씨는 A씨의 우울감을 달래기 위해 기분 전환 겸 오후 9시 함께 영화관에 갔지만, A씨는 그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A씨는 포털사이트에서 '휴직', '면직', '뇌출혈', '두통', '최연소 7급 공무원 극단적 선택' 등을 검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23일 오전 8시12분쯤 잠자던 남편을 뒤로하고 부엌 쪽 다용도실 창문을 통해 투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8일 동구 소재 코호트 격리병원에서 업무를 맡기 시작했다. 격리 병원은 정신과 병동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호트 병원 업무는 평소 A씨가 맡았던 업무와는 크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이 공개한 A씨의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보면, A씨는 "마음에 부담이 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동료들에게 마음의 짐을 토로했다.
하지만 보건소 간부는 "코호트 격리를 처음 맡아 힘들고 그만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는 있다"면서도 "중간에 못 하겠다고 하면 제 입장에서는 책임감이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죄송하다. 더이상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보건소 측은 21일 보조 인력 2명을 추가 배치했다.
유족들은 당초 A씨가 코호트 병원 담당 순번이 아닌데도 업무에 배정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벽에도 메신저를 통해 업무 지시가 내려와 하루하루 긴장 속에서 지내왔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동구보건소 관계자는 "코호트 격리가 되면 담당 공무원이 투입돼야 한다"며 "고인이 예전부터 정신병원에서 몇차례 근무했고 내부 사정도 밝아서 투입시켰다"고 말했다.
박중배 공무원노조 부산본부장은 "고인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 환경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다 보니 보건직, 간호직 모두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건직 노동자들이 휴직을 많이 해 현실적으로 A씨가 휴직 신청서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공무원노조는 이날 중으로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며, 다음달 1일 진상조사단을 꾸려 A씨의 사망 경위를 심층 조사할 계획이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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