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예술가가 만들어낸 모호하고 특별한 공간"…'사이'전
눈 컨템포러리 8일~8월 9일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업하는 두 예술가의 작품이 한 공간에서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특별한 전시회가 서울 용산구 소월로의 눈 컨템포러리에서 열린다.
8일부터 8월 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서로 닮지 않은 두 작가 오종과 에이메이 카네야마의 작업을 대비적으로 보여 준다. 두 작가의 작품 서사를 억지로 엮으려 하지 않고, 각자의 개성을 유지한 채 한 공간에 머물 때 일어나는 감각의 변화에 온전히 집중한다.
오종 작가는 전시가 열리는 공간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그곳의 특징을 깊이 이해한 뒤에 작업을 시작하는 예술가다. 그는 얇은 쇠막대와 나무판, 아크릴관, 조명, 낚싯줄, 작은 구슬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전시장 안에 간결한 선과 면을 만들어낸다. 오 작가는 전시실을 자신의 작품으로 꽉 채우거나 압도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원래 그 자리에 있던 빛과 공기, 그리고 건물의 구조를 은은하게 돋보이게 만들며 공간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반면 에이메이 카네야마 작가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겹겹이 칠하며 무언가를 뚜렷하게 설명하지 않는 모호한 그림을 그린다. 그는 정식 틀을 짜는 대신 천을 벽에 타커로 고정해 둔 채 오랜 시간 바라보며 일상의 조각난 기억들을 화면에 담아낸다. 그림이 완성된 뒤에야 나무 프레임과 결합하는데, 이때 생기는 타커 자국과 못의 흔적들은 관람객에게 가공되지 않은 회화만의 독특한 물질적 느낌을 그대로 전달한다. 그에게 그림이란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규정할 수 없는 감각을 마주하는 일이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고정된 정답을 제시하거나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관람객의 눈길이 하나의 작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작품의 빈틈을 오가며 스스로 전시의 풍경을 완성해 나가도록 이끈다.
미술관에서 여러 작품을 한곳에 모으는 것은 단순히 늘어놓는 행동을 넘어 작품들 사이에 미묘한 거리를 만드는 일이다. 이번 전시 공간은 하나의 의미로 굳어지지 않은 채 서로 다른 감각들이 잠시 어우러지는 이색 지대를 연출한다. 바쁜 일상에서 타인과의 거리를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조용히 작품의 여백을 거닐며 사색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를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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