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대전 EXPO, 93일간의 대장정을 시작 [김정한의 역사&오늘]

1993년 8월 6일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음악분수 공연 모습. (대전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93년 8월 6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일원에서 ‘93 대전 세계박람회(대전 엑스포)’가 93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새로운 도약에의 길’이라는 주제 아래 108개국과 33개 국제기구가 참가한 이 행사는 개발도상국에서 열린 최초의 국제박람회기구(BIE) 인정 전문 엑스포였다. 88 서울 올림픽에 이어 대한민국이 기술 자립과 선진국 진입을 향해 내딛는 거대한 도약대였다.

대전 엑스포는 한국 경제의 체질을 단순 제조업 중심에서 첨단 과학기술 중심으로 전환하는 결정적 분수령이 됐다. 정부와 기업은 대덕연구단지를 전면에 내세워 국내 첨단 기술력을 세계에 입증했고, 자기부상열차와 태양광 자동차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대전 엑스포를 계기로 정보통신, 신소재,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대폭 격상됐다. 이는 훗날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아울러 대전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과학 수도'로 안착시키고 충청권 인프라 확충을 이끌어내며 지역 균형 발전의 성공적 모델을 제시했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대전 엑스포가 남긴 궤적은 깊고 선명했다. 다가가기 어렵게만 느껴지던 과학을 일반 대중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형 문화 콘텐츠로 전환시켰다. 공식 마스코트 '꿈돌이'와 상징탑 '한빛탑'은 단순한 행사 홍보물을 넘어 시대를 대표하는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고, 지금까지도 대전을 상징하는 대표적 IP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엑스포를 현장에서 경험하고 미래 기술을 눈으로 확인한 수많은 유소년층이 과학자의 꿈을 품었다. 이는 2000년대 이후 한국의 벤처 및 IT 산업을 이끈 인적 자원의 토대가 됐다. 1993년의 여름을 뜨겁게 달군 대전 엑스포는 대한민국이 경제적 성숙과 기술 자립을 세계 무대에 입증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