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개 넘는 예산요구서 검토에 밤샘 작업…AI로 확 바꾼다

과기정통부, '예산심의 특화 AI' 선보여…올해부터 적용
'독파모' 업스테이지 '솔라오픈' 모델 기반…행정업무 절반 줄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보인 '예산심의 특화 AI' 모습. 2026.5.14 ⓒ 뉴스1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심의 과정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 예산 심의철에 1000개가 넘는 요구서를 검토하느라 밤샘 작업을 하고, 수백 페이지 분량의 예산 심의 자료를 써야 하는 심의위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AI 도입을 통해 예산 심의 관련 행정 업무 시간을 절반 이상 줄이고, 심의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국가 R&D 예산 배분·조정에 '예산심의 특화 AI'를 활용한다고 14일 밝혔다.

매년 5~6월 국가가확기술자문회의 운영위원회 산하 10개 기술분야별 전문위원 166명과 예산 심의 담당자들은 내년도 국가 R&D 사업 계획을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전문위원과 예산 심의 담당자들은 1000개가 넘는 예산 요구서를 검토하며 해당 사업 간 유사·중복성을 검토하게 되며, 투자국 담당자는 사업 규모에 따라 수십에서 수백 쪽 분량의 예산 심의 자료를 작성하게 된다.

특히 10년간 국가 R&D 사업 수가 2배 이상 급증하면서 수만 장에 달하는 예산 심의 자료를 제한된 기간 집중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부담이 가중됐다.

박상민 과기정통부 연구예산총괄과장은 "많은 사업을 다층 다면적 기준으로 제한된 시간 내에 검토해야 하는 현실"이라며 "이에 대한 대안을 찾을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예산과 사업이 늘면서 현재 수준으로는 검토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부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AI 심의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결과물은 5월 11일부터 예산 심의에 활용되고 있다.

예산심의 특화 AI 모델은 회의록 요약, 검토 의견서 작성 등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능형 유사·중복성 분석 △행정 프로세스 자동화 및 초안 생성 △실시간 기술정보 제공 및 사업 요약 △사업 검토 협업 기능 등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국가대표 AI를 선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과정에서 개발된 업스테이지의 '솔라오픈' 모델이 활용됐다. 지난 5년간 축적된 약 5000여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예산요구서, 기획보고서, 전문위원 검토의견서 등의 데이터가 학습됐으며,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의 1243만 건에 달하는 연구 성과 데이터와의 API 연동이 이뤄졌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과기정통부가 정부 부처 가운데 선도적으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추가학습을 통해 자체 업무에 특화된 AI를 도입한 사례"라며 "올해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유사·중복 사업 분석 등 심의지원 기능을 더욱 고도화하고, 향후에는 각 부처에서 R&D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요구하는 전반의 과정에 예산 심의 특화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