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6조원은 어디로?…구글코리아 매출 비밀 그리고 갑질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3500억원과 6조원. 421억원.
지난해 구글코리아 매출과 구글의 연간 한국 앱마켓 수수료 매출 추정 금액,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을 대상으로 내린 과징금 처분 규모다.
앱마켓 수수료만 조 단위를 훌쩍 넘는데 매출은 해당 수수료의 5% 남짓이다. 간극이 커도 너무 크다. 경쟁사에 게임출시를 막는 갑질로 421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지만 숨어있는 수수료와 비교하면 조족지혈이다. 한국 시장을 대하는 구글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숫자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앱마켓 수수료는 싱가포르 구글아시아 퍼시픽 매출로 잡힌다. 조 단위 매출이 한국에서 사라졌으니 법인세 부담도 크게 줄었다. 이같은 매출계상 방식이 세금 회피 수단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근거다.
구글코리아의 최근 3년간 법인세 납부액은 405억원으로 네이버의 2%도 되지 않는다.
무소불위 앱마켓 정책에 국내 파트너사도 피해를 봤다. 구글은 국내 게임사가 경쟁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는 걸 막으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유감 정도의 입장만 발표했다. 400억원대 과징금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구글 갑질 역사는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글은 그동안 게임 앱에만 적용해왔던 인앱결제·30% 수수료 정책을 콘텐츠 앱 전반에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국회에서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내용의 '구글갑질방지법'(인앱결제강제금지법)이 통과됐지만 독과점 기업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건 불가능했다.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건 2024년 도입되는 디지털세다. 이른바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는 글로벌 기업들이 실제 수익을 낸 국가에 세금을 내게 하는 제도다. 일정 금액 이상의 초과이익에 대한 과세 권한을 매출이 발생하는 나라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주요 20개국(G20)이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국세청도 최근 디지털세 도입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독점적 시장지배력의 불합리한 행사를 막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을 때도 유감 정도의 입장만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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