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칼 겨눈다더니…정쟁에 빠진 과방위, 증인도 없이 '맹탕' 국감

4일 증인 없이 시작하는 과방위…MBC 등 방송 문제로 정쟁 지속
망 사용료 문제 가열되고 있지만, 관련 논의는 공회전 중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윤지원 기자 = '반쪽'으로 시작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가 '맹탕'으로 끝날 판국이다. 국정감사를 코앞에 뒀지만,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의 막말 논란으로 촉발된 방송 이슈를 국감장으로까지 끌고 올 기세다. 특히 '망 사용료' 문제를 놓고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와 국내 통신 사업자(ISP)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등 여러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할 국회가 정쟁만 지속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에 따르면 과방위 국정감사는 증인 없이 시작한다. 이날부터 열리는 과방위 국감은 오는 24일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83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지난 30일 국회 과방위 여야 간사는 일반 증인 채택을 놓고 막판 협의를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5G 품질 문제 등을 점검하기 위해 통신 3사 임원을 부르는 데는 크게 이견이 없었지만, 여당이 요구한 방송 쪽 증인 신청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 측은 MBC, TBS 등 방송사 전·현직 사장을 비롯해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네이버 등을 증인으로 내세웠지만,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은 윤 대통령의 막말 논란을 비롯한 편파 방송,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둘러싼 종편 재승인 심사 조작 정황 감사 및 검찰 조사 등의 이슈를 국감에서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구글, 애플,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증인 역시 합의되지 않았다. 이번 국감 증인 신청 목록에는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과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 애플코리아 관계자 등이 포함됐다.

여당 측 관계자는 "증인 신청을 놓고 계속 협의 중인데 우리 쪽에서 신청한 방통위 쪽 일반 증인이 채택이 안 되고 있다"며 "국감은 증인 없이 시작하는 거고, 결국 국감을 진행하면서 증인 협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현재 ICT 산업계 주요 현안 중 하나는 망 사용료 문제다. 망 사용료 문제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들과 망 사업자(ISP)들의 갈등으로 불거졌다. 특히 고화질 영상 콘텐츠로 인해 이전과 달리 글로벌 CP가 망 전체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하면서 통신 업계를 중심으로 이들이 망 비용 부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를 놓고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망 사용료 관련 법안 7건이 발의돼 있다.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국내 통신사업자(ISP)와 망 사용료 계약을 의무적으로 체결하게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특히 최근 트위치가 한국에서만 화질을 720p로 제한하면서 망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유튜브는 망 사용료 법 반대 서명 운동을 촉구하는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망 사용료 (의무화)법에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며 "잘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수 참여했다는 점과 비춰봤을 때 기존 당론과 대치되는 입장이다.

인앱결제 수수료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지난달부터 '구글갑질방지법'(인앱결제강제금지법) 위반을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실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애플은 오는 10월5일부터 인앱결제 가격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지난달 20일 예고했다.

5G 문제도 예년처럼 국감에 소환될 예정이다. 품질 및 커버리지 문제를 비롯해 28GHz 주파수 정책 문제, 중간요금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회 과방위는 시작부터 정쟁과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과방위 전체회의는 지난 7월27일과 29일, 8월18일, 24일, 9월7일 다섯 차례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로 진행됐다. 이는 국회 후반기 상임위 배정 과정을 거쳐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를 중심으로 여야 과방위원들이 구성되면서 예고됐다.

지난달 20일 여당 간사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정식 선임되고, 여야 모두 전체회의에 참여하면서 가까스로 정상화됐지만, MBC의 윤 대통령 막말 보도를 놓고 대치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여당은 MBC에 대해 '왜곡 보도'라며 법적 고발에 나서는 등 반발하고 있고, 이에 대해 야당은 '언론 탄압 저지'로 맞서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국감과 14일 예정된 MBC 비공개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