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비전 美에선 600억원 환급…국내 제작시 세액공제 80억원 불과"

업계 "영상 콘텐츠 제작 시 세액공제 비율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야"
세액공제율 대기업 10%, 중견기업 22.5%, 중소기업 23.8%로 상향 주장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영상콘텐츠 세제지원 제도 개선 방향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2022.8.22/뉴스1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제작비 2664억원을 지출한 '완다비전'과 같은 미국 콘텐츠는 20% 내외를 공제해 주고 있는 자국 내 세액공제 제도를 통해 약 600억원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나, 이 작품이 국내에서 제작됐다면 세액공제 총액은 80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입니다."

콘텐츠 업계를 중심으로 영상 콘텐츠 제작 시 세액공제 비율을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콘텐츠'가 글로벌 미디어 공룡들과 경쟁하기 위해 해외 선진국 수준의 제도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영상 콘텐츠 세액공제 일몰 시한을 연장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세제 혜택 지원 대상으로 포함시켰으나 공제율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콘텐츠 업계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영상콘텐츠 세제지원 제도 개선 방향 세미나'에서 영상 콘텐츠 세액공제 비율을 대기업 10%, 중견기업 22.5%, 중소기업 23.8%로 상향하는 게 적정하다고 밝혔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대기업은 영상콘텐츠 제작비의 3%, 중견기업은 7%, 중소기업은 10%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이날 행사는 박대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홍익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조승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김영식 국회 과방위 위원이 주최하고, 컨설팅 업체 오픈루트 주관으로 열렸다. 영상 콘텐츠 세제지원과 관련된 국회 상임위 위원들이 주최한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와 함께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한국방송협회 등 중소 제작사를 포함한 유관 단체들이 참석했다.

이날 홍익표 문체위원장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콘텐츠 산업에 대한 지원이 더욱 필요한 상황으로 국내 콘텐츠 제작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는 최대 10%이지만, OTT 분야에서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30%까지 환급해주고 있다"며 "우리나라 제작사의 경우, 법인세 납부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공제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국내 제작사들이 실질적으로 지원을 체감하기엔 아직 아쉬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 업계는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 세제 개편안'에 영상 콘텐츠 제작비에 대해 세액 공제를 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3년간 일몰 연장됐고, OTT도 세제지원 대상에 포함됐지만, 공제율이 낮아 '쩐의 전쟁'인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미디어 공룡들과 투자 경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데 공감대를 나타냈다.

특히 현행 세액공제 제도 자체도 3년마다 일몰되는 구조여서 중장기적으로 투자 및 제작이 진행되는 콘텐츠 업계 특성상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김용희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교수 겸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기재부의 세제 개편안에서는 영상 콘텐츠의 세액공제 적용 기한 연장 외에는 기존에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에 대한 개편 방안이 빠져 있고, 추가되는 국내 OTT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세액공제의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되지 않아 여러 우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수준의 세액 공제율 상향 조정(미국 25~35%, 호주 16~40%, 영국 20~25%, 프랑스 30%) △투자에 대한 손실 발생 시 부분손실보전제도 도입 △일몰제에서 상시적 제도 도입 △영세 콘텐츠 기업에 대한 제도 홍보 및 세무회계 부담 완화 △문화콘텐츠 제작 기획 투자에 대한 과세특례 신설 검토 △콘텐츠 제공 사업자(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제작 투자비에 대한 세액공제 도입 등의 제도 개선 사항을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백승일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사무처장은 "넷플릭스는 1년에 18조원을 콘텐츠에 투자하는데 한국 전체 방송사의 3배가 넘는 수준으로 제대로 된 경쟁을 하기엔 국내 방송 콘텐츠 사업자의 체급이 너무 작다"며 "방송 영상 산업은 타 산업 대비 국가 경제 기여도 높은 산업으로 세액공제가 확대될 경우 대한민국 글로벌 영상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사 위매드의 김연성 부사장은 "현재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지원이 제조업 중심으로 돼 있는데 콘텐츠 산업 특성에 맞는 R&D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웅규 한국방송협회 사무총장은 "세액공제 대상에서 교양이 제외돼 있는데 '6시 내고향'으로 세계 무대에 나가서 다른 나라와 경쟁하긴 어렵지만, 해당 프로그램은 조그마한 제작사들이 작은 프로그램들을 넣으면서 고용 유발 효과가 크다"며 "교양도 세액공제 대상으로 넣어야 방송사들이 근육을 키워 어디 가서 뛰고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을 대표해서 참여한 영화사 테이크의 송대찬 대표는 "해외에 나가서 촬영해도 세제 혜택을 받는데 국내에서는 혜택을 전혀 못 받는 경우가 많아 제작사들이 현행 제도에 관심이 없다"며 실질적인 지원을 체감할 수 있는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