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여러 개 있다고?"…다 이어져 있다면 이미 '우리우주'
카오스재단, 지난 25일 블루스퀘어에서 '도대체시리즈' 1강 시작
이강영 교수 '에너지에 관하여'…지구상 고에너지 '가속기'서 만들어져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우주가 여러 개 있다고요? 물리학자들은 '다중우주 이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만약 우리우주가 있고 따로 다른 우주가 있다고 해도 그 어딘가 서로 연결이 돼 '에너지' 전달이 이뤄지는 그 순간 다른 우주가 아닌 '우리우주'가 되는 거죠."
이강영 경상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지난 25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카오스재단이 개최한 '2019년 가을 카오스 강연 도대체(都大體)'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강연은 12개의 가을 카오스 강연으로 중 첫 강연으로 '어떤 숫자-에너지에 관하여'로 이강영 교수가 맡았다.
이강영 교수는 에너지는 무엇인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무엇인지, 지구상 가장 높은 에너지는 어디에 있는지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우주에서도 에너지 보존 법칙이 적용될까'를 묻는 질문에 답하기 전 '다중우주이론'(Multiuniverse Theory)이 언급됐고, 이 이론에 대해 이강영 교수는 부정했다.
'다중우주이론'은 우주 관측 한계선 너머 우리우주와는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단계별로 형태가 다양하며 거품 형태의 우주가 수없이 있고 서로 붙어 있다는 이론, 여러 개 작은 거품우주가 더 큰 거품우주에 갇혀 있고 큰 거품우주가 수없이 존재한다는 이론 등이 있다. 또 현재 인류가 살고 있는 우리우주와 완전하게 똑같은 다른 우주가 존재할 것이라는 평행우주론도 포함한다.
이강영 교수는 "다중우주에 여러 단계별 형태가 있어 여러 형태로 대답할 수 있겠지만, 단순하게 우리우주가 있고 다른 우주가 여러개 있다는 가정에 답할 경우 우리우주가 어딘가 연결이 돼 에너지가 전달이 이뤄지는 순간 연결된 그 우주는 다른 우주가 아닌 우리우주가 된다"고 정의했다.
이어 "아무리 다중우주가 수없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우리우주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여전히 '에너지 보존법칙'은 어느 우주에서나 성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이석천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도 다중우주론은 우리가 왜 우리우주에 살고 있는지를 정확히 설명하지는 못하는 이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천 교수는 "이 이론은 '끈이론' 학자들이 우주 자체가 진공상태에 있을 확률을 계산하다 나온 이론"이라면서 "우리가 사는 우주를 계산으로 증명하기 위해서 다중우주론을 도입한 것으로 우리가 왜 우리우주에 사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기보다 우리가 사는 우주가 왜 계산된 에너지 값을 가져야 하는지 이유를 보여주는 이론"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지구상에 가장 높은 에너지는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강영 교수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형강입자가속기(LHC)를 언급했다. 이강영 교수는 "여러 에너지 형태 중 가장 누적되기 좋은 에너지 형태는 운동에너지"라면서 "가속기라는 장치는 양성자와 같은 입자에 전기장을 걸어 운동(가속)하도록해 고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성자 하나가 LHC에서 최대로 가속했을 때, 빛의 속도를 가지면 빛 에너지와 비슷한 고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때 입자들끼리 충돌시켜 고에너지 범위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실험하고 분석하는 것이 가속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천현득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입자가속기에 막대한 규모와 인력이 투입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 이강영 교수는 '가치의 문제'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강영 교수는 "기존에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현상을 찾는 것으로 효율이나 경제성을 두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면서 "콜럼버스가 바다를 건너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탐험을 나섰던 것처럼 꼭 시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바다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아무것도 발견을 못했더라고 그 과정에서 배 만드는 기술이나 부수적으로 발전되고 얻은 기술도 많았다"면서 "가속기도 개발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성과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강영 교수는 199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 박사를 취득한 뒤 약 20여년간 스위스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 대형강입자가속기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참가한 바 있다.
한편 카오스재단은 2014년 '과학지식의 공유'를 비전으로 설립된 비영리 공익재단로 강연·콘서트·영상·출판 등을 통해 과학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9월 25일부터 오는 12월4일까지 매주 10주간 이어지는 '가을 카오스 강연 도대체'는 '도대체 ○○○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콘셉트로 시간·에너지·인공지능(AI) 등 각기 다른 주제로 9회가 이어진다. 마지막 10강은 '도대체 과학이란 무엇일까?'를 주제로 준비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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