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힌 돌 vs 굴러온 돌…게임대장 '3N' 대신 '2K'가 웃었다

'신작'에 발목 잡힌 엔씨·넷마블
韓 MMORPG '포화 상태'…"장르 다양화 나서야"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2021년 3분기는 게임사의 '세대 교체'가 눈에 보이는 기간이었다. 국내 대표 게임사 '3N'(엔씨소프트·넷마블·넥슨) 중 넥슨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신흥 강자 '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나란히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단순히 상승폭 뿐만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3N에게 밀리지 않으면서 게임사 세대교체가 가시화 된 모습이다.

◇ 3N과 2K…엇갈린 성적표

먼저 엔씨소프트는 2021년 3분기 매출액 5006억원, 영업이익 9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4%, 55% 감소했다.

넷마블은 올해 3분기 매출액 6070억원, 영업이익은 2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동기대비 5%, 69% 감소했다.

넥슨은 3N 중 유일하게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넥슨이 기록한 2021년 3분기 매출액은 7980억원, 영업이익은 3137억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 증가했다.

'3N'의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신흥강자 '2K'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661억, 영업이익은 427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대비 209%, 101% 급증한 기록이다.

크래프톤의 2021년 3분기 매출액은 5219억원, 영업이익은 1953억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2%, 16% 증가했다.

◇ '신작'에 발목 잡힌 엔씨·넷마블

3N과 2K의 명암은 '신작'이 갈라놓았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6월말 출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오딘)은 출시 110일 기준 누적 매출 4000억원 달성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분기 최고 매출을 견인했다. 4년간 앱마켓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를 누르고 새로운 왕좌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블소2)에 발목 잡혔다. 블소2가 올해 3분기 기록한 매출액은 229억원.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액의 4%에 불과하며, 엔씨소프트 대표 게임 '리니지M'의 매출액 1503억 '리니지2M'의 매출액 1578억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소2가 생각하는 것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이용자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넷마블도 신작 '마블 퓨처 레볼루션'(마퓨레)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구체적인 게임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마퓨레가 넷마블의 3분기 게임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4% 수준. 넷마블이 지난 2017년 출시한 '쿠키잼'과 비슷한 정도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마퓨레의 게임 퀄리티는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이 있었지만, 게임과 마블 팬층의 매칭이 제대로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며 "향후 업데이트 통해서 지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캡처) ⓒ 뉴스1

◇ 韓 MMORPG '포화 상태'

사실 국내 대형 게임사의 '신작 부진'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현재 한국 게임시장에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는 이미 포화 상태다. 국내 구글 플레이 10위 이내 작품 중 7개 작품이 MMORPG다.

심지어 MMORPG는 이용자층이 넓은 장르도 아니다. MMORPG 장르의 핵심은 '페이투윈'(Pay-to-Win).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는 의미로 소비층이 30~40대 남성 이용자로 한정돼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을 포함해 엔씨소프트의 '블소2'와 넷마블의 '마퓨레' 역시 MMORPG 게임. 즉, 일부 게임만 경쟁에서 살아남는 그야말로 '레드오션' 시장이라는 것이다.

◇ "장르 다양화 않는 3N…한계점 올 것"

MMORPG 장르를 앞세운 성장성의 한계가 가시화 된 만큼 국내 게임사들이 장르 다양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래프톤의 경우 1인칭 총게임(FPS)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워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했다. FPS 게임은 MMORPG에 비해 '매출'이 약하다는 우려에도, 영업이익은 이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67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브시스터즈'의 경우에도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과 SNG(소셜네트워크게임) 장르를 결합한 '쿠키런: 킹덤'으로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사가 성공한 장르 대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새로운 장르에 투자하고 도전하지 않으면 결국 한계점을 맞을 것이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