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인적 쇄신 나선 SKT…첫 판사 출신 대표 선임
SKT, 25년 만에 첫 분기 적자…인적쇄신 통해 분위기 반전 노려
첫 법조인 출신 SKT 수장 정재헌 CEO…리스크 관리 적임자
- 이기범 기자,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김민수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자 대표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인적 쇄신을 통해 대규모 해킹 사태 영향을 최소화하고, 올해 4분기부터 반등을 노리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30일 신임 CEO로 정재헌 대외협력사장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정 사장은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날 SK텔레콤은 3분기 실적 발표와 대표 교체를 동시에 진행했다. 통상 11월 초에 하던 실적 발표와 12월 초에 하던 사장단 인사를 모두 앞당겼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522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2조 66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1%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00년 1분기 이후 첫 적자 전환이다. 실적 악화에 따라 3분기 배당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빅배스'(big bath·부실을 한 번에 반영해 털고 가는 것)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빅배스 전략을 통해 3분기 최대한 손실을 반영하고, 수장을 함께 교체해 4분기부터 반등하는 그림을 그린 것 같다"며 "이를 통해 최대한 주가를 방어하겠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 콜을 통해 "멤버십 혜택과 고객감사 패키지가 연말까지 지속되는 만큼 4분기에도 일정 부분 이동통신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3분기 대비 확연히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26년에는 실적 정상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 CEO는 SK텔레콤의 첫 법조인 출신 수장이다. 직전에는 대외협력 부문 사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대규모 해킹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둔 인사로 평가된다.
판사 출신인 정 대표는 사법연수원 29기로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하며 20년간 법조계에 몸담았다. 이후 2020년부터 SK텔레콤에 입사했다. 당시 정 사장은 SK텔레콤 신사업을 담당하는 법무 조직 '법무2그룹' 그룹장(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2021년 뉴 비즈법무그룹장 등을 거쳐 2023년 12월 대외협력담당(사장)으로 임명됐다.
SK그룹은 "정 사장은 회사의 컴플라이언스 역량을 높이고, 거버넌스 체계 지속 고도화를 통해 고객 신뢰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반의 AI 확산 전략을 총괄한다.
2021년 11월 SK텔레콤 수장으로 선임된 유 대표는 지난해 3월 SK텔레콤 정기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바 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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