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2주년-희망편] 가입자 1300만…'융합산업 시대' 물꼬 텄다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5G 상용화 2주년을 맞았다. 2019년 4월 3일 세계 최초 상용화 선언 이후 5G 서비스는 부침을 겪었다. 좁은 커버리지, 품질에 대한 불만이 지속해서 쏟아진다. 그럼에도 130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서비스 대중화에 성공해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향후 5G 기반 서비스 확산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무엇보다 5G망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 시장에서 융합산업의 물꼬를 틀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외국 회사들이 주도했던 통신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5G 상용화를 둘러싼 절망의 시선 속에 일말의 희망을 짚어봤다.
◇1300만 가입자 돌파…킬러 타이틀 부재에도 시장 안착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1366만2048명이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9.3% 수준이다. 5G 상용화 약 1년 10개월 만의 성과다. 상용화 초기 5G 서비스는 LTE 대비 비싼 요금으로 지적받았지만, 가입자 확대 과정에서 중저가 요금제를 포함해 다양한 가격대의 요금제가 출시됐다.
지난 1월 SK텔레콤이 월 3만8000원 수준(10GB)의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를 출시한 이후 KT와 LG유플러스도 이와 비슷한 3만원대 요금제를 선보였다. 첫 상용화 당시 이통사별 4종에 불과했던 요금제는 현재 9종 이상으로 늘었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나면서 5G 가입자도 증가하는 모양새다. 5G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0% 이상 성장했다.
알뜰폰(MVNO)도 5G 서비스 이용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 1일 과기정통부는 이통사 대비 30% 저렴한 5G 알뜰폰 독자 요금제를 발표했다. 1.5GB~7.5GB대의 데이터를 월 4950원~3만3000원에 제공하는 소량 구간 요금제와 9GB~30GB 데이터를 월 2만8443원~4만4000원에 제공하는 중량 구간 요금제가 4월~5월 중 출시된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시장에서 5G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가 문제로 꼽힌다. 3G에서 LTE로 넘어갈 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 뚜렷한 변화가 나타난 것과 비교해 5G에서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통사들 5G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며 대중화 시기를 점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다. 클라우드 게임은 기기의 컴퓨팅 성능이 아닌 클라우드 위에서 게임을 돌리고,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화면을 송출하는 스트리밍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2019년 9월 국내에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엑스클라우드의 한국 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19년 10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KT는 대만의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인 유비투스와 손을 잡고 자체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을 선보였다. 클라우드 게임은 아직 조금의 지연 시간도 허용하지 않는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지만, 추후 5G망을 기반으로 기기 성능과 관계없이 PC, 콘솔, 스마트폰의 플랫폼 장벽을 허물 것으로 기대돼 큰 파급력이 예상된다. 이 밖에도 VR·AR 시장의 성장과 함께 5G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커버리지·품질 불만 크지만 글로벌 시장서 높은 평가
5G 상용화 이후 이용자들이 가장 큰 불만을 나타내는 부분은 커버리지 문제다. 과기정통부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5G 기지국은 약 14만개로 전체 기지국의 10% 수준이다. 5G 기지국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설치된 탓에 수도권 바깥으로 갈수록 커버리지는 좁아진다. 품질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5G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전국 단위 서비스를 시작한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리서치 기업 옴디아는 지난해 10월 한국이 22개 주요 5G 상용 서비스 제공 국가 중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옴디아는 주파수 가용성, 상용 서비스, 커버리지, 가입자 수 및 비중, 생태계 정책 등 총 5개 분야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피드체크에 따르면 한국 5G 평균 속도는 428.7Mbps로 전세계 1위를 차지했다. 2위 호주의 5G 평균 속도는 142.2Mbps로 한국과 3배 이상 차이가 벌어진다. 과기정통부가 측정한 전국 5G 평균 속도 690Mbps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스피드체크를 비롯해 오픈시그널, 루트메트릭스 등 여러 시장조사업체들은 한국의 5G 속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했다. 과기정통부 품질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준으로 5G 이용 중 LTE로 전환되는 비율은 5.49%다. 같은 해 상반기(6.19%)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국내 5G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이통 3사와 통신 장비 제조사의 해외 진출 기반도 마련됐다. 독일 도이치텔레콤, 일본 KDDI, 캐나다 비디오트론, 미국 US셀룰러, 뉴질랜드 스파크, 중국 차이나텔레콤, 홍콩텔레콤 등에 통신 기술협력과 장비 및 콘텐츠 수출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3일 일본 1위, 세계 5위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와 처음으로 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1위 통신사업자 버라이즌과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전세계 5G 장비 시장 점유율은 7.1%로 5위를 차지했다. 반짝 1위에 올랐던 5G 상용화 초기보다는 주춤하고 있지만, 5G 이전 2%대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5G 기지국 장비 제조업체 KMW, 광송수신기 제조업체 오이솔루션 등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핵심은 B2B 시장…5G 융합 산업 시대 열린다
이통 3사는 2022년까지 전국 주요 85개 도시를 중심으로 5G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 25조원을 투입해 5G 설비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9월부터 정부가 주관하는 TF를 중심으로 '5G 공동망'을 추진 중이다. 다중이용시설이나 음영지역에 공동망을 통해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상반기 5G 단독모드(SA) 상용화를 추진하는 등 5G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삼성전자 등은 '28GHz 대역 5G 이동통신 구축 활성화 전담반(TF)'을 발족해 효율적인 상용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중대역(Mid-Band)으로 분류되는 3.5GHz 주파수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6GHz 이하 주파수를 사용하는 5G 네트워크는 LTE보다는 속도가 빠르지만, 28GHz 초고주파를 이용한 5G보다는 느리다. 그러나 28GHz 대역은 장애물을 피해서 가는 회절성이 약해 더 많은 기지국을 세워야 해 비용 부담이 높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28GHz 주파수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중심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5G의 성패 여부는 B2B 시장에 달렸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특성을 갖춘 5G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스마트플랜트, 자율주행, 의료, 물류·유통 등 다양한 융합산업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 3사는 5G 융합산업을 위한 사례 발굴에 나서고 있다. 또 과기정통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5G MEC 기반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큰 틀에서는 5G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경제·사회 전반의 변화가 예상된다. 에릭슨에 따르면 2026년까지 5G로 약 1조3070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는 2022년까지 국내 약 13조원, 글로벌 약 200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고품질의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역시 5G 커버리지 확대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5G 투자로 커버리지가 확대되면 통신 관련 업체의 경기 회복 외에도 다양한 사업자들이 새로운 5G 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할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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