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데이터 연결 'AI 공장장' 심는다…中企 피지컬AI 속도전
과기부 '모두의 AI 공장장' 중기부 '스마트제조혁신' 연계
올해 AMR·AGV 컨설팅, 내년 이기종 설비 연계…표준·호환성 관건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정부가 중소 제조기업의 피지컬 AI(인공지능) 도입을 본격 추진하며 스마트제조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 개별 기계·장비나 단위 설루션 보급에 집중했던 기존 정책을 넘어 로봇·센서·제조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자율형 AI 공장'으로 중소 제조업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피지컬 AI 실증랩에서 기업 간담회를 열고 중소 제조 현장의 피지컬 AI 전환·확산을 위한 부처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 부처는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내 중소 제조기업 특화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기술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을 연결하고 현장 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피지컬 AI는 실제 물리 환경을 센서로 인식하고 로봇·설비를 실시간 제어하는 기술이다. 위험·유해 공정 자동화, 자율이동로봇(AMR)을 활용한 원·부자재 운반, 생산계획과 공정 스케줄 최적화 등에 적용할 수 있어 제조업 AI 전환(AX)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기존 스마트공장이 설비별 데이터 수집과 단위 공정 자동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피지컬 AI는 한발 더 나아간다. 협동로봇과 물류로봇, 이동형 로봇, 센서, 제조 장비, 제조실행시스템(MES) 등을 하나의 운영체계로 연결한 뒤 AI가 생산량·설비 상태·재고·물류 흐름을 종합 분석해 로봇과 장비의 작업을 조정하는 구조다.
부처 간 대표 협력 과제는 '모두의 AI 공장장'(과기부)과 '스마트제조혁신 사업'(중기부)을 연계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피지컬 AI 원천기술 개발과 실증 인프라를 지원하고, 중기부는 이를 중소 제조 현장에 적용해 구축·사업화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한다.
모두의 AI 공장장은 중소 제조기업이 로봇과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기 전에 가상 공장에서 투자 효과를 분석·검증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공장 구조와 설비 배치, 생산량, 물류 동선, 적재 장소, 작업자 이동 경로 등을 반영해 필요한 로봇 수와 배치, 공정별 병목 가능성, 자동화 뒤 생산성 변화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장영재 KAIST 교수는 "로봇을 구매하기 전에 어디에 몇 대를 투입해야 하는지 가상 환경에서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개별 로봇의 성능보다 여러 대의 로봇과 설비가 충돌 없이 협력하는 ‘협업 지능’을 구현해 소프트웨어가 공장장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부처 간 연계로 중소기업의 고질적 진입 장벽인 '투자 실패 위험'을 가상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로 낮춘다는 구상이다. 대기업은 자체 인력과 예산으로 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설계하고 사전 검증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설비 도입 실패가 곧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장 운영 데이터를 확보하고 디지털 트윈으로 투자 타당성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KAIST 피지컬 AI 실증랩의 무인공장 테스트베드 ‘카이로스(KAIROS)’는 이를 검증하는 시험대가 된다. 센서와 이기종 로봇, 제조 소프트웨어, 디지털 트윈을 통합해 공장 스케줄과 물류 흐름을 자율적으로 최적화한다.
실증성과도 확인되고 있다. 자동차 조향부품 제조기업 DH오토리드는 스티어링휠 가공·조립 공정에 AMR 기반 공정 간 이송과 자동화를 적용한 뒤 생산량을 7.4% 높였다.
정부는 지원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힌다. 올해는 개별 물류 구간의 AMR·무인반송차(AGV) 도입 컨설팅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공장 전체 물류 구간으로 확대해 이기종 설비 도입 컨설팅과 정밀 제조 데이터 제공에 나선다.
2028년부터는 물류와 생산 전 공정을 아우르는 통합 운영·관리 컨설팅과 운영시스템을 제공한다. 설계·분석·조달·교육 등도 함께 지원해 중소기업이 자율제조 체계로 전환하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중기부는 중소기업이 모두의 AI 공장장과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을 함께 활용하도록 특화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향후 과제는 데이터와 연결성이다. 중소 제조 현장은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설비별 데이터가 파편화돼 있어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센서·설비·소프트웨어가 원활하게 연동되도록 표준화와 호환성을 확보해야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제조 현장은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설비별 데이터가 파편화돼 있어 데이터 표준화와 이기종 장비 간 호환성 확보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며 "중소기업별 데이터 품질과 설비 호환성, 투자·전문인력 부족 등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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