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표준계약서 3년 만에 손질…스타트업 '불공정 계약' 줄인다
사전동의권·상환권·IPO 강제조항 개선…투자계약 공정성 강화
계약서 32종→5종 단순화…해설서 배포해 현장 활용 지원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벤처투자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던 불공정 계약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벤처투자 표준계약서를 3년 만에 전면 개정했다.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함께 표준계약서를 손질해 투자자의 권익은 보호하면서도 창업자의 과도한 부담은 줄이는 방향으로 계약 문화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서울 마포구 스타트업벤처캠퍼스(SVC 서울)에서 '벤처투자 계약문화 발전 선포식'을 열고 개정된 '벤처투자 표준계약서'를 공개했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벤처투자 계약문화 발전포럼'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포럼에는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AC), 유관기관, 법률 전문가 등이 참여해 글로벌 투자 관행에 맞는 계약 체계 마련을 논의해 왔다.
표준계약서는 지난 2023년 이후 3년 만에 개정됐다. 투자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스타트업의 협상력을 보완하고, 창업기업이 성장 단계별로 보다 공정한 투자 환경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큰 변화는 계약 체계 개편이다.
기존에는 투자계약서와 주주간계약서가 하나로 통합된 32종의 계약서를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투자계약서(SPA)와 주주간계약서(SHA)를 분리하고 계약 유형도 5종으로 단순화했다. 계약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해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계약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자의 사전동의권 행사 방식도 개선했다.
그동안은 투자자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후속 투자나 기업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투자 라운드별 집합적 동의 방식으로 변경해 투자 단계별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중심의 투자 관행도 손질했다. RCPS는 투자자가 일정 조건에서 투자금을 돌려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함께 가진 우선주다. 기존에는 RCPS 계약이 일반적이었지만, 개정안은 글로벌 투자 관행에 맞춰 상환권이 없는 전환우선주(CPS) 중심의 계약 활용 방향을 제시했다.
기업공개(IPO) 관련 조항도 현실화했다. 기존에는 기업이 일정 시점까지 반드시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결과 의무' 성격이 강했지만, 앞으로는 상장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최선 노력(Best Effort)' 의무로 변경해 창업기업의 부담을 완화했다.
아울러 올해 말 시행되는 벤처투자법 개정 내용을 반영해 창업자의 가족이나 이해관계인 등 제3자에게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계약도 명확히 제한했다.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는 개정된 표준계약서가 현장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계약 조항별 의미와 활용 방법을 담은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및 해설서'도 함께 제작했다.
해설서는 이날부터 벤처투자종합포털과 한국벤처투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7월부터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책자 형태로 배포된다.
중기부는 스타트업 원스톱 지원센터를 통해 표준계약 관련 전문 상담을 지원하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한국벤처투자 교육 과정에도 개정 내용을 반영해 투자 실무 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노용석 중기부 1차관은 "개정된 표준계약서와 해설서가 현장에 빠르게 확산·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벤처투자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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