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서 나프타 뽑자"…주문 폭주에도 재활용 업체들 울상, 왜?
'원유 대안' 수요 늘었지만 매입단가 10% 상승에 수익성 퇴색
수급 불확실, 포장재·처리비용도 ↑…폐식용유업계도 같은 처지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와 나프타 등 원료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폐플라스틱과 폐식용유가 대체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재활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폐 제품 수급 차질과 매입 비용마저 인상돼 매출 개선보다 원가 부담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면서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신재(석유에서 직접 생산한 원료) 확보가 어려워지자 기업들이 재활용 원료를 선제적으로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중소업체들은 수요 증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수익성은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폐플라스틱은 가정과 산업 현장에서 배출된 플라스틱을 선별·분쇄·세척·건조 등의 공정을 거쳐 '펠릿' 형태의 원료로 재가공된다. 이 펠릿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의 기초 소재로, 건축 자재나 전선관, 생활용품 등에 다시 활용된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하는 구성철 백산포리머 이사는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신재 수급이 어려워지자 재활용 제품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며 "갖고 있던 재고는 거의 다 소진될 정도로 주문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매출은 늘었지만 원재료를 사오는 가격도 함께 올라 수익이 줄었다"며 "폐플라스틱 매입 단가가 8~10% 가까이 오르면서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주문은 계속 들어오는데 원료를 확보하지 못해 물량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요는 늘었지만 오히려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폐식용유 업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폐식용유는 수질·토양 오염 방지를 위해 엄격히 관리되는 자원이지만, 최근에는 바이오디젤과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친환경 연료의 핵심 원료로 활용되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수거된 폐식용유는 전문 센터에 보관된 뒤 정제·가공 과정을 거쳐 경유에 혼합되는 바이오디젤로 재탄생한다. 최근에는 정유사들이 바이오디젤뿐 아니라 SAF와 수소화식물성유(HVO) 생산에도 활용하면서 산업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폐식용유는 발생량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수거·관리 과정이 복잡해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배출 시점과 양, 수거 이력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운영 비용도 적지 않다.
경기 북부 지역에서 폐식용유 수거사업을 하는 업체 관계자는 "폐식용유는 단순히 모아서 쓰는 구조가 아니라 정밀한 관리와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수요는 늘고 있지만 원료 확보와 처리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원료 확보 경쟁과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우리 같은 중소업체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폐플라스틱과 폐식용유는 고유가 상황에서 대체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원료 확보 경쟁과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다.
여기에 포장재와 재활용 원료 가격 상승 압력까지 더해지면서 소상공인과 재활용 업계 전반의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는 분명 커지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환경은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원료 수급 안정과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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