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 방송상품검증위원회 허울만…7년간 부적격 단 1건 뿐"

(서울=뉴스1) 이민주 장시온 기자 = 판매 상품의 중소기업 제품 여부를 확인하는 공영홈쇼핑의 '방송상품검증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만든 공영홈쇼핑이 방송상품검증위원회를 허울뿐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2019년 발족한 방송상품검증위원회가 지난 7년간 '부적격' 판정을 내린 상품은 단 1건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검증위원회에 검증 상품 자체를 상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사실상 위원회가 작동하지 않고 있는 셈"이라며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총 13억8000만 원 팔린 자숙 랍스터 상품의 경우 수입 원료를 사용했지만, 수입 원가와 국내 가공비 비중을 알 수 없어 중소기업 제품인지 검증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관련 법에 따라 국산 제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제조원가 중 수입 원재료 가격을 제외한 가공, 노동, 기술 등이 전체 제조원가의 50% 이상이어야 한다.

강 의원은 "이 상품의 경우 단순 수입가공상품인지조차 알 수 없는데, 이를 (공영홈쇼핑에서) 13억8000만 원 어치나 판매했다는 것은 검증위원회가 전혀 기능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며 "위원 구성도 모두 내부 위원으로 되어 있어, 판매액을 늘리기 위해 중소기업 제품인지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공영홈쇼핑의 민영화 추진 의혹도 재차 제기했다. 강 의원은 "본래 목적의 공영홈쇼핑이라는 기능을 계속 탈피하고 직원들을 위한 방송으로 가려고 한다"며 "이런 공영홈쇼핑에 민영화 계획이 있었는지, 감사를 통해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민영화 추진 의혹에 대해 재차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검증위원회에 대해서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한 장관은 "공영홈쇼핑 민영화와 관련된 의혹은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를 새롭게 만드는 정책 검토 중에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그런(민영화) 검토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검증위원회와 관련한 문제는 이번에 알았다. 지적한 문제가 크다고 생각하고 공영홈쇼핑은 공영이라는 목적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면서 "위원회 구성을 제대로 하고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했다.

공석인 공영홈쇼핑 대표 인선과 관련해서는 "지금 대표가 공석인 상황이어서 전문성을 가진 분이 와서 제대로 바꿀 수 있게 하겠다"며 "제대로 된 판로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