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운임 하락·가격인상 '3박자' 맞은 제지업계, 작년 실적 '대박'
업계 '양대산맥' 한솔제지·무림페이퍼, 지난해 영업익 2~3배 뛰어
수출단가인상·고환율 맞물려 환산익↑…특수지 부문 효자노릇 '톡톡'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고(高)환율과 해운운임 안정화, 적기 가격 인상 '3요소'가 맞아 떨어지면서 지난해 주요 제지업체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제지업계 양대 산맥인 한솔제지(213500)와 무림페이퍼(009200)가 가장 크게 웃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2135억원으로 전년(1조8342억원)대비 36%, 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전년(607억원) 대비 114.4% 각각 증가했다.
산업·인쇄용지 분야 업계 1위 한솔제지는 △달러화 강세(고환율) 효과 △해외 수출부문 감열지 판매량 증가 △글로벌 해운운임 하락 영향으로 지난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솔제지 매출에서 수출 비중은 꾸준히 올라 지난해 내수·수출 비중은 50대50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동남아시아,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 산업·인쇄용지, 특수지 등 각종 용지를 수출하고 있다.
증권가는 글로벌 펄프가격 상승에 맞춰 제품 단가를 적기에 인상한 것이 실적개선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판매 단가 인상과 고환율 효과가 맞물리면서 수출품목의 원화 환산 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의 제지업종 경쟁사들의 원가 경쟁력이 약화한 점도 국내 제지업체들에게는 이점으로 작용했다.
부문별로는 특수지가 효자 노릇을 했다. 증권가는 한솔제지의 지난해 특수지 매출이 전년대비 약 60%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인쇄용지 매출도 50% 가까이 늘었다.
업계 2위 무림페이퍼도 2년 간(2020·2021년) 실적 부진을 딛고 '강달러+수출호조' 호재에 실적 반등을 일궜다.
무림페이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3991억원으로 전년(1조552억원)대비 32.6% 늘었고 영업이익은 963억원으로 전년(298억원) 대비 223.1% 급증했다.
무림그룹은 국내 제지업체로는 유일하게 종이 원자재인 펄프를 생산·판매하는 무림피앤피(009580)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펄프 가격 상승에 따른 원자재 판가 인상 덕도 봤다.
무림P&P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7841억원과 68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6%와 132% 늘며 깜짝실적을 냈다.
글로벌 펄프 가격은 지난해 초부터 중순까지 급등해 현재까지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펄프(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지난해말 톤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1월 톤당 675달러에서 52% 이상 뛴 것이다. 올해 1월 가격은 970달러로 여전히 높다.
업계는 글로벌 해운 운임 안정화도 수출 제지업체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당시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에 사상 최고치(5109.6포인트)를 찍었지만 이후 지속 하락해 1년여 만인 현재 906.55포인트까지 하락했다. 해운운임 지표가 전년대비 88% 하락한 수준이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해운 운임 하락, 환율 상승 등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펄프가 상승으로 연결회사인 무림P&P 수익 개선 등이 반영돼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골판지 주력인 아세아제지(002310)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힘입어 매출 '1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아세아제지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234억원과 109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와 17% 증가했다.
아세아제지는 재생용지(골판지 원지·골판지 박스)에 특화한 업체로 인쇄용지가 주력인 한솔제지·무림페이퍼와는 다른 사업구조를 지녔다.
아세아제지는 고지(폐지)로 시작해 골판지 원지→골판지 원단→골판지 상자(물류·택배 상자)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호실적을 냈다.
아세아제지의 산업별 골판지 수요는 식음료 26.7%, 농수산물 23.8%, 의류잡화 19.7%, 전자제품 8.9%, 택배 4.9% 등이다.
아세아제지 관계자는 "국내 고지와 수입 고지, 국제 펄프 가격 상승을 반영한 판매 단가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해 국내 고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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