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유방암 환자들에 이 치료 해보니…재발률 떨어지고 생존률 올라

45세 폐경 전 환자 1200명 9년 간 장기 추적 결과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치료 병행 시 효과 극대화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가 젊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서울 아산병원 제공)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들을 9년 간 장기 추적한 끝에 암의 재발률을 낮추고 환자들의 무병생존율을 높이는 치료법을 찾아냈다.

20일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팀에 따르면 수술과 항암제 치료를 받은 45세 이하 폐경 전의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1200여 명을 약 9년 간 분석한 결과,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들의 무병생존율이 높고 재발률은 낮았다.

유방암 환자 3명 중 2명은 여성 호르몬 수용체와 관련해 발생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과 싸우고 있다.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젊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수술, 항암제 치료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항호르몬제와 더불어 호르몬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난소기능 억제 치료제가 함께 사용되는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장기적인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폐경기이거나 항암제 치료로 월경이 멈춘 환자들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 생성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항호르몬제만 사용해왔다.

반면 아직 폐경기가 오지 않은 환자들은 호르몬 생성이 활발해 항호르몬제와 더불어 호르몬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같이 시행해왔다.

폐경 전 젊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시행하고 약 5년 간 추적 관찰한 연구는 이전에도 진행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유방암 유형인 HER2 양성 유방암이나 삼중 음성 유방암에 비해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시간이 지나도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들지 않다 보니,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치료에 대한 더욱 장기적인 추적 관찰 연구 결과가 필요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팀은 2009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국내 33개 기관에서 수술과 항암제 치료를 받은 45세 이하 폐경 전 1~3기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1231명을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과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으로 나눠 두 집단의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106개월(8년 10개월)이었다. 항호르몬제 '타목시펜' 치료는 5년 간 진행됐으며, 난소기능 억제 치료는 항호르몬제 치료와 병행해 2년 간 이뤄졌다.

전체 환자 중 621명은 항호르몬제 치료만 받았으며, 610명은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치료를 함께 받았다.

연구팀이 8년 무병생존율, 즉 8년 동안 특별한 질환이 발생하지 않고 생존한 환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의 무병생존율은 약 80.2%인 반면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한 치료군은 85.4%로 나타났다.

재발율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에서 재발하지 않은 환자 비율이 82.4%였던 반면,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에서는 86.3%로 더 높았다.

45세 이하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들을 5세 단위로 나눠 집단별로 분석한 결과, 40~45세 환자들에서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 결과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의 8년 무병생존율이 80.1%,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은 89.1%였다.

또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HER2 단백질 과발현 여부에 따라 HER2 양성과 HER2 음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HER2 음성인 경우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의 8년 무병생존율이 85.2%로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이 80.9%인 것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유방암이다보니, 젊은 환자의 경우 재발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왔다"며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좌절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지속적으로 치료법도 발전하고 있어 의료진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치료 과정을 밟아 나간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